미국 입국을 위해 올해 멕시코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작성한 불법 이민자 입국 현황 자료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0월1일∼2021년 5월31일까지 불법 이민자는 90만 명에 육박해 아직 2021 회계연도가 4개월 남았지만 지난 2006년 이후 기록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에는 17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구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멕시코보다 먼 거리의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쿠바, 아이티 등에서도 불법 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부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다 적발돼 멕시코로 추방되고도 다시 밀입국을 시도하는 등 불법 이민자 숫자는 계속 증가 추세라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국가별 불법 이민자 현황은 멕시코가 가장 많은 40% 이상을 차지하고, 이밖에 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등 이른바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들이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 남서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가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 2018 회계연도에는 멕시코·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 출신을 제외한 불법 이민자는 4만명도 되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한편 불법 이민 문제 대처를 위해 중남미 순방에 나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일 과테말라에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위험한 미국행 여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오지 말라(Do not come)”고 밝혔다.
또 8일에는 멕시코를 방문해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 후 기자들에게 “(불법 이민의) 근본적인 원인에 관심을 두지 않고는 국경 문제에 신경 쓴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고 AP·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조 바이든 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 책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왜 아직 미·멕시코 국경을 방문하진 않느냐는 공화당의 비판에 대한 대답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중미인들의 미국 불법 이민을 부추기는 근본 원인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멕시코는 미국 남부 국경에 몰려드는 이민자들의 주요 출신국이기도 하지만,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3국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관문이기도 하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멕시코 대통령과 이민, 치안, 마약 문제 등에 대해 “직접적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서 미국이 멕시코를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멕시코 노동자 권익 보호를 위해 앞으로 3년간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부통령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멕시코 여성 기업인, 노동자들과 만나는 일정을 끝으로 2박 3일의 과테말라·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남미를 택한 것은 불법 이민 문제가 바이든 정부 초기의 핵심 난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중미 출신 미성년 밀입국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밀입국한 10대 청소년이 관련 비용 지급 문제로 납치됐다가 구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조지아주 해럴슨 카운티 경찰에 18세 소년이 실종됐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5시간 수색 끝에 주 경계선 너머 앨라배마주 클리블랜드의 관광안내소에서 해당 소년과 함께 임산부를 포함해 다른 5명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