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모든 교회가 큰 어려움을 겪은 해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배가 중단되고 교인 수마저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교회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교회 숫자 감소세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부터 이미 시작됐다는 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 미국 개신교회 중 개척 교회보다 문을 닫는 교회가 더 많았다. 2019년 문을 연 개척 교회는 약 3,000곳이었지만 같은 해 문을 닫은 교회는 약 4,500곳으로 조사됐다. 숫자상으로 약 1년 사이 1,500개에 달하는 교회가 사라진 셈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미국 개신교회의 약 60%에 해당하는 34개 교파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2014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개척 교회 수가 약 4,000곳으로 같은 해 문을 닫은 약 3,700곳의 교회보다 많았다. 하지만 불과 5년 만에 개척 교회 성장세가 역전된 것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팬데믹으로 어려움이 컸던 지난해 개척 교회 수는 더욱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척 교회 감소 추세에 교계는 우려하면서도 예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니얼 임 교회 개척 사역가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교회 개척을 꺼리는 분위기가 교계에서 나타나고 있었다”라며 “은퇴 베이비 부머 세대 목사가 젊은 목사들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교회 개척 의지가 많이 줄었다”라고 라이프웨이 리서치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임 사역가는 또 “일부 목사들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교인들의 ‘믿음 부족’을 이유로 제시한다”라며 “하지만 목사들 사이에서 교회 개척보다 기존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도 많다”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인구도 지속적인 성장세여서 교계에서 교회 개척의 필요성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2015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생 개척 교회가 전도에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2015년 조사 당시 2008년~2014년 개척된 교회 출석 교인 중 약 42%가 교회 출석 경험이 전혀 없는 신규 교인이거나 한동안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던 이른바 ‘가나안’ 교인들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