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회원 눈 가리고 앉힌 후 표백제 뿌려
물 대신 표백제 마신 학생은 심각한 상태
미국 대학의 유명한 사교클럽 신입생 신고식에서 또 참사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미시시피대 '파이 카파 알파' 신입회원 신고식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표백제를 먹여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파이 카파 알파'는 1868년 설립된 전통 있는 사교클럽으로 미국과 해외에 220여개 지부를 뒀다.
문제의 신고식은 작년 10월 11일 열렸다.
목격자가 대학 경찰에 밝힌 진술에 따르면 당시 클럽 선배들이 가입 서약을 하려는 신입회원들의 눈을 넥타이로 가린 채 복도에 앉힌 후 고함을 치며 액체 상태의 표백제를 뿌렸다.
이 때문에 액체가 입으로 들어간 신입회원은 토했고 다른 신입회원은 눈에 표백제가 묻어 병원에 갔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한 신입회원은 물 대신 제공된 세정제를 2~3모금 마신 후 곧바로 구토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이튿날까지 구토가 멈추지 않았다.
건장한 체격이던 그는 식도를 다쳐 아직도 식사를 제대로 못 하는 바람에 체중이 23㎏이나 빠진 것은 물론, 식도 일부를 제거해야 하고, 위암의 위험이 크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
위장의 위치도 뒤틀려 다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가족은 '파이 카파 알파'와 그 회원들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을 상대로도 소송에 나설 생각이다.
미시시피대는 세정제를 입 안에 뿌린 학생을 정학시켰으며, '파이 카파 알파' 본부는 문제의 학생을 퇴출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사교클럽 활동은 '대학생활의 꽃'으로 꼽힌다.
사교클럽 이름이 '파이 카파 알파'처럼 그리스어 문자로 구성된 경우가 많아 '그릭(Greek)라이프'라고 사교클럽 활동을 따로 일컫기도 한다.
다만 사교클럽의 '가혹한' 신고식이 자주 문제가 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행크 누버 프랭클린컬리지 언론학 교수가 집계해보니 미국에선 1839년 이래 2017년까지 대학생 200명 이상이 신고식 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40명은 최근 10년 내 사망자였다.
지난달 4일 오하이오주 볼링그린주립대 '파이 카파 알파' 신고식에서도 과도한 음주를 강요받은 신입회원이 숨을 거두는 일이 벌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