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바이든이 국경 위기 초래" 공세…이민정책 시험대
부모 없이 나 홀로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출신 아동과 청소년이 급격하게 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CNN 방송은 11일 국토안보부 관계자를 인용해 국경순찰대의 구금 시설에 수용된 밀입국 미성년자가 3천70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밀입국 미성년자는 부모 등 보호자 없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려들고 있으며, 지난주 하루 평균 340명에서 금주 450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2일 국경 시설에 수용된 밀입국 미성년자는 800명이었으나 보름여 만에 4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이 밀입국자가 급증했던 2014년과 2019년의 국경 위기를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CBP 출신 전직 관리는 CNN 방송에 "2019년 국경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2천600명의 아동이 국경 시설에 수용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밀입국 미성년자의 미국 체류 자격을 평가해 본국으로 돌려보낼지를 결정하는데 숫자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수용 시설이 대부분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밀입국 미성년자가 급증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과 중남미 지역의 경제적 위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반(反)이민정책을 뒤집는 이민 개혁법 추진에 나섰다.
이민 개혁법에는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다카) 대상자에게 영주권을 즉시 부여하고 3년 뒤 시민권 신청 기회를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따라서 미국 국경을 넘기만 하면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DACA 대상자인 아동 밀입국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남미를 강타하고, 잇단 허리케인이 이 지역을 휩쓸며 경제·보건 위기가 가중된 것도 미성년자 밀입국을 부추기고 있다.
공화당은 최근 상황을 국경 위기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아이들이 국경을 넘어 몰려오는 이유는 바이든이 사면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밀입국 미성년자 급증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 부담을 가중하는 도전 과제"라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