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이 낮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접종하는 게 코로나19 확진자나 중증 환자, 사망자 등 희생자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효능이 낮다고 해서 백신 접종을 하지 않거나 천천히 접종하면, 사람 목숨을 희생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브루스 Y. 리 뉴욕시립대 공중보건·보건정책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방의학저널(AJPM)에 발표한 논문에는 두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가 비교돼 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2일 전했다.
첫 시나리오에서는 매일 미국인 100만명에게 평균 면역효과가 90% 이상인 바이오엔테크·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다. 인구의 60%가 면역성을 갖게 되기까지는 6개월 이상이 걸린다.
두번째 시나리오에서는 매일 미국인 150만명에게 평균 면역효과가 약 66%인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을 접종한다. 인구의 60%가 면역성을 갖게 되기까지는 4개월밖에 안 걸린다.
효능이 낮은 백신이라도 두번째 시나리오처럼 더 많은 이들에게 빠르게 접종하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8만명 줄어들고, 병원 입원환자는 5만1천명 줄어들며, 사망자는 6천명 감소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리 교수는 "많은 이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백신을 접종하는 게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다"면서 "개개인에 있어서도 효능이 덜한 백신을 맞는 게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해주는 근본적인 보호 조처가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독일 내에서 평균 면역효과가 70.4%로 낮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접종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데 대해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FAZ는 지적했다. 우선순위상 접종대상자들이 접종을 꺼리면서 현재 독일에 공급된 AZ백신 중 접종이 이뤄진 물량은 16.5%에 불과하다.
독일 바이에른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작센주지사는 AZ백신과 관련해, 기존 우선순위를 적용하지 않고, 모든 희망자에게 접종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련 당국은 접종 속도와 우선순위는 관련이 없다며 우선순위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상임예방접종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접종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접종 속도와 우선순위와는 관계가 없다"면서 "백신 접종이 늦춰지는 것은 우선순위 때문이 아니라 실행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1순위로 80세 이상 고령자, 양로원이나 요양원 거주자, 응급실 등 코로나19 노출 위험이 높은 의료진을, 2순위로 75∼80세 고령자와 치매환자·정신이상자 돌봄시설 거주자와 의료진·간병인을, 3순위로 70∼75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임산부와 접촉이 많은 사람 등을 우선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