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미래 경기 불확실성으로 샤핑몰 입점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장기 임대 재계약 관행에서 벗어나 단기 임대 재계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미국 내 샤핑몰 소유 업체들의 향후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미국 내 샤핑몰 입점 업체들이 재계약을 앞두고 10~20년 장기 재계약 관행을 버리고 4년 이내의 단기 재계약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샤핑몰 소유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단기 임대 재계약 움직임은 샤핑몰 방문 고객을 유인하는 핵심 입점 업체를 일컫는 소위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향후 3년 이내 약 450여개 매장들의 임대 재계약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단기 계약을 위주로 재계약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노스페이스와 반스, 팀버랜드 등의 의류 브랜드를 소유한 ‘VF코퍼레이션’는 수년 동안 임대 계약 기간을 평균 4년의 단기 계약으로 전환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4년의 계약 기간보다 짧은 초단기 계약을 위해 샤핑몰 소유 업체와 협상에 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로 임대료와 같은 비용을 절감해야 상황에다 단기 재계약으로 임대 계약상 운신의 폭을 넓혀 샤핑몰 소유 업체와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전략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 그룹’(CoStar Group)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샤핑몰 내 임대 면적은 15억 스퀘어피트로 미국 내 전체 샤핑몰 임대 면적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올해 재계약 임대 물량의 단기 재계약 여부에 따라 샤핑몰 임대 지형도가 변경될 수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단기 재계약이 늘어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샤핑몰 소유 업체들이다.
전통적으로 샤핑몰 입점 업체와 10~20년 장기 임대 계약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입원을 확보해 왔던 샤핑몰 소유 업체들은 단기 재계약 증가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단기 재계약이라도 매장을 공실로 남겨두는 것보다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샤핑몰 소유 업체인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의 경우 최근 들어 3년짜리 단기 재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기 재계약이 마냥 입점 업체에게만 유리한 것도 아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2~3년 후 입점 재계약시 샤핑몰 소유 업체가 재계약 조건으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거나 재계약 거절이라는 위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단기 재계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샤핑몰 소유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의류 아울렛 샤핑몰인 ‘탠저 팩토리 아울렛’(Tanger Factory Outlet)은 평소 단기 임대율이 4.5~5.5% 수준이었던 것을 최근 7%까지 끌어올리면서 공실률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