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ㆍ장시간 좌식 생활ㆍ과음 등 주 원인
충분한 수분 및 섬유질 섭취 필요
30대 여성 A씨는 평소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스마트폰을 꺼내 여러 가지 검색도 하고 뉴스도 볼 때가 많다.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 오래 있는 탓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날씨가 추워지고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치질까지 생겨 통증이 나날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기로 했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몸 속 혈관이 수축해 혈관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항문 혈관 역시 추운 겨울철에는 다른 혈관과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는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9년 전체 환자 수 64만74명 가운데 1월에 8만6,646명으로 전체의 13.5%를 차지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치질’은 항문 질환을 넓게 이르는 말로 항문 및 하부 직장 정맥층이 늘어나고 커져 덩어리가 생긴 ‘치핵’, 항문 점막이 찢어진 ‘치열’, 항문 염증 발생으로 누공이 생긴 ‘치루’ 등이 포함돼 있다.
치질은 항문 및 직장 정맥 혈관에 압력이 가해져 구조적 이상이 생긴 것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설사나 변비 등 배변 시 과한 압력을 줬거나,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어 혈관 압력이 증가했거나, 비만ㆍ임신ㆍ장시간 좌식 생활ㆍ과음 등은 항문 주위 혈관을 늘어난 것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항문 출혈, 가려움증, 통증, 불편감, 항문 주위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이 있다.
이러한 치질은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해 시행하는 직장 수지(手指) 검사를 기본으로 항문경, 직장경 등을 추가 시행할 수 있다. 항문암ㆍ직장암 등을 감별하기 위해 결장경이나 조직 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치질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이나 약물을 이용한 보존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다. 증상 정도에 따라 고무밴드결찰술ㆍ치핵동맥결찰술 등 보조술식과 치핵절제술 등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조호영 대동병원 외과 과장은 “평소 치질이 있는 환자는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항문 주위 혈관이 수축되고 항문 정맥 혈압 상승으로 모세 혈관이 부풀어 다른 때 보다 통증이나 출혈이 증가해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고 했다.
조 과장은 “항문 질환은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부끄러워 쉬쉬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룰수록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외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치질을 예방하려면 항문의 긴장과 압력을 줄여줘야 하므로 충분한 수분 및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변비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배변 시 스마트폰이나 신문 등을 보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기보다는 배변 활동에만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기 위해 변의가 느껴지면 즉시 화장실로 가고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등 항문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