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리가 미국프로야구(MLB)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MLB 사무국과 정규리그 개막 1개월 연기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LB 선수노조는 고위 관료, MLB 사무국과 개막 연기와 관련한 삼자 회동을 거부한 대신 이 관리와 따로 만나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미국 온라인 매체 디애슬레틱이 4일 보도했다.
이는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 간의 기존 정규리그 개막 협상 내용과는 별개다.
MLB 30개 구단은 2021시즌 정규리그 개막을 4월 2일에서 4월 29일로 미루고, 정규시즌 경기 수를 팀당 162경기에서 154경기로 줄이는 안을 선수노조에 지난 1일 제안했다.
경기 수가 줄어도 연봉 100% 보전, 포스트시즌 출전팀 확대, 지명 타자 제도 전면 도입 등도 같이 제시했다.
그러나 선수노조는 제안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MLB 사무국은 스프링캠프와 정규리그를 예정대로 준비하라고 각 구단에 지시했다.
보도를 보면 정부 고위 관리는 선수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개막을 한 달 늦추자고 MLB 사무국과 상의했다.
이 관리는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존슨앤드존슨 사의 백신을 투여하면 개막 전까지 선수들이 백신을 맞는 데 무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수노조는 개막 연기 압박을 받을 것을 우려해 3자 회동에 불참했고, MLB 사무국은 구체적인 정부 제안을 30개 구단 사장들에게 전달했다.
선수노조는 여러 이유에서 개막 연기를 반대한다.
먼저 MLB의 시즌 연기 제안을 따르면, MLB 커미셔너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또 MLB 제안에는 시즌이 중단되거나 취소될 경우 선수들의 급여 보장,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 보증과 관련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개막 연기를 원치 않는다.
개막을 한 달 미룬다고 해 선수들의 안전이 크게 나아지거나 선수들이 백신을 다 맞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선수노조가 연기를 꺼리는 이유다.
그러나 디애슬레틱은 "많은 구단의 종사자들이 여전히 감염률이 높은 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주 스프링캠프 시설로 2주 후에 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의 감독, 코치, 심판, 직원들의 안전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주(州)마다 다른 보건 정책은 혼란을 부추긴다.
15개 팀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플로리다주는 벌써 보스턴 레드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두 구단에 시범경기 중 제한적이나마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하지만, 또 다른 15개 팀이 훈련하는 애리조나주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큰 3월로 스프링캠프 시작을 늦춰달라고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이달 18일 투수와 포수의 훈련으로 일제히 막을 올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