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북극 발 최강 한파가 닥쳤다. 이 같은 맹추위에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 중의 하나가 고혈압 환자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은 1.3㎜Hg 상승한다. 특히 11~1월은 혈압이 여름보다 더 높아진다.
김원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추위로 인한 혈압 상승이 무서운 이유는 높아지는 혈압 자체보다 뇌출혈ㆍ심근경색증ㆍ뇌졸중 등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요즘처럼 혈압이 높아지기 쉬운 계절에는 다음 네 가지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①복용 중인 고혈압 약을 중단하지 않는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갑자기 약을 중단하면 반동 현상으로 원래 혈압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때 갑작스러운 차가운 공기를 접하면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②혈압을 자주 확인한다. 전 세계 고혈압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 혈압계로 아침, 저녁 2회 정도 측정하면 된다.
아침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본 후 △아침 식사 전 △고혈압 약 복용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에 실시한다. 저녁은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 빈도는 1~3회 정도로 한다. 혈압이 조금 높게 나온다고 너무 조급하거나 걱정을 많이 하면 오히려 교감신경이 상승한다. 그럴 때는 반복해서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높다면 의료진을 찾는다.
③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환절기에는 운동량이 줄고 음식 섭취가 증가하므로 비만을 주의해야 한다. 2018년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을 1㎏ 감량 시 수축기 혈압을 1㎜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으로 최고 5㎜Hg 정도 떨어질 수 있다.
겨울철에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 요리를 선호하는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량이 과해질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5㎜Hg 이상 높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금연ㆍ절주도 중요하다.
④새벽 운동은 피한다. 혈압은 보통 잠에서 깨는 새벽에 가장 높다. 새벽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올라가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 상태가 올 수 있다. 춥다고 무조건 운동량을 줄이는 것도 좋지 않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다만 △과로ㆍ과음한 다음날 아침 운동은 삼가고 △보온이 충분히 되는 편한 옷을 입고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정도 충분히 하고 △평소의 운동 능력을 넘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고 △새벽보다 해가 뜬 오전이나 오후에 하는 것이다.
이밖에 보건복지부의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9가지 생활 수칙’에 따르면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이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도록 해야 한다. 또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 나아가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면 꾸준히 치료하는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