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취업비자(H-1B) 선정 절차가 올해부터 현재의 ‘무작위 추첨방식’(Random Lottery Selection) 대신 고임금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고임금 우선 방식’(Salary Level)으로 전면적으로 바뀌게 될 예정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새로운 H-1B 선정 제도가 시행되면 고임금자가 많은 IT 대기업들이 H-1B 쿼타를 싹쓸이하고, 비교적 임금 수준이 낮은 업종이나 기업들은 H-1B 직원 채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한인 업체들은 H-1B 직원 채용 기회가 사실상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여 H-1B 직원 의존도가 높은 한인 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7일 발표한 H-1B 선정 절차에 대한 개정 규칙 최종안에 따르면 H-1B 신청자들의 임금 수준을 레벨1부터 레벨4까지 4단계로 분류해 임금 수준이 높은 4단계 신청자부터 우선적으로 H-1B 비자를 발급하도록 되어 있다.
H-1B 직원 채용을 원하는 고용주들의 H-1B 사전등록분이 학사학위 이상자 대상 일반 쿼타 6만5,000개와 석사학위 이상 대상 2만개를 합쳐 8만 5,000개 쿼타분을 초과할 경우, 기존의 무작위 추첨 대신 임금 수준 순서에 따라 비자 발급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것이 USCIS가 이날 발표한 개정 선정규칙 최종안의 골자다.
임금 수준은 직종과 고용주 소재지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지만 레벨1이 가장 임금 수준이 낮은 단계이며 레벨4가 임금 수준이 가장 높다.
이날 개정 규칙 최종안을 발표한 USCIS는 쿼타적용 H-1B 선정절차를 변경하는 것은 높은 임금과 고숙련 전문직 외국인을 채용하는 고용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개정 규칙이 고임금자에게 비자가 우선 배정하기 위한 것임을 감추지 않았다.
USCIS 조셉 에들로우 정책담당 부국장은 “H-1B 비자 프로그램은 그동안 고용주들이 초급 단계의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위해 남용되어 왔으며, 이를 통해 고용주들은 임금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오용해왔다”고 지적하고 “개정되는 규칙이 적용되면 더 이상 이같은 방식으로 H-1B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규칙 개정 배경을 밝혔다.
USCIS의 이 규칙 개정안은 60일간의 여론수렴 기간을 거쳐 빠르면 오는 3월부터 적용될 수 있어 2022회계연도 H-1B 신청에서도 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돼 개정안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들을 폐지한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