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주가 폭등에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오전 10시15분 현재 머스크 CEO의 순자산이 1천885억달러(약 206조원)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를 15억달러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CNBC방송 집계로도 머스크의 순자산이 1천850억달러로 1천840억달러의 베이조스를 넘어섰다.
지구촌 최고 부자의 타이틀이 바뀐 것은 3년 3개월 만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서 베이조스는 지난 2017년 10월 1위에 오른 이후 3년 넘게 한 번도 이 자리를 양보한 적이 없었다.
반면 머스크는 지난해 초만 해도 순자산 270억달러(약 29조5천억원)로 50위권에 간신히 드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테슬라 주가가 743% 폭등하고 해가 바뀌어서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억만장자 순위가 요동쳤다.
2020년 머스크의 순자산은 1천500억달러(약 164조원) 이상 증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주가 폭등에 힘입어 머스크는 작년 7월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을 제치고 세계 부호 랭킹 7위를 차지했고, 11월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까지 넘어 2위에 올랐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20%를 보유 중이고, 스톡옵션을 통한 미실현 장부상 이익도 420억달러에 달한다. 그 외에 다른 자산은 거의 없다.
반면 베이조스로서는 아마존 주가의 상승세가 최근 완만해지면서 머스크의 추격을 허용한 셈이 됐다. 민주당이 싹쓸이한 워싱턴 정가가 새해부터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부자 순위뿐 아니라 사업 영역에서도 라이벌 사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테슬라 외에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베이조스 역시 우주탐사 기업인 블루오리진을 각각 운영 중이다.
특히 머스크는 자신의 재산에는 별 관심이 없고, 우주시대 개막의 꿈을 이루는 데 돈을 아끼지 않을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화성의 도시에 가능한 한 많은 자본을 기여하고 싶다"며 자신의 재산은 인류를 '우주여행 문명'으로 급속 발전시키는 데 쓰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작년 한 해 동안 불과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 테슬라의 주가가 실적과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하면서도 민주당 행정부·의회가 전기차 시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