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샤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어원과 관련한 속설 중에는 ‘장부에 표기되는 붉은색 숫자(적자)가 검은색(흑자)으로 바뀌는 날’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올해 미국 유통업계는 기록적인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이 만만치 않은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미 소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고, 온라인에서 90억달러 어치의 물품을 사들였다. 지난해보다 21.5% 증가한 수치다.
또한 목요일인 추수감사절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일요일까지 나흘간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23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NYT는 오프라인 매출이 줄고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송에 들어가는 비용과 온라인 판매 상품의 반품 처리 등이 수익을 잠식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글로벌 컨설팅사 앨릭스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배석 글로벌 유통 분야 공동대표는 “유통업체들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한다는 것은 이미 옛날 이야기”라며 “온라인 매출이 늘면 유통업체의 비용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블랙 프라이데이 때 과거처럼 파격적인 할인상품을 보기 힘들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업체 입장에선 굳이 파격적인 할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샤핑을 위해 소비자들이 매장으로 몰려드는 익숙한 장면이 재현되리라는 것이다.
시미언 시글 BMO 캐피털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전통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