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결과가 나흘 만인 7일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돼 미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 직후 예상대로 ‘민주당 대통령-공화당 상원’이라는 권력분점 구조가 호재가 돼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행정부 주도의 대규모 재정부양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증시 분석가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정해지고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미 주가가 한층 더 높아질 길이 열렸다고 내다봤다. 스콧 킴볼 BMO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다 알려진 결과가 나왔다. 위험자산은 확실성을 선호한다”면서 상승에 무게를 뒀다. 킴볼 매니저는 또 “의회의 권력분점 구도는 정책 관점에서 양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아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까지 상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에서 강력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 규제와 증세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기술주 등을 중심으로 반기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개표에서 상원 의석 구도는 공화 50석, 민주 48석이 유력하다. 상원의원 2명을 선출하는 조지아주에서 2석 모두 결선투표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로 내린 법인세율을 28%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소득세 인상도 계획했다. 또 소셜미디어 등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해서도 반독점정책 관련 기업분할 등 강도 높은 규제 도입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업에 우호적인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것으로 관측되며 지난주 대형 IT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했다.
노무라증권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규제 및 증세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미 시장의 반응은 이 같은 시각을 확인시켜줬으며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급속도로 하락했고 경기부양책 규모도 예상보다 감축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성장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다시 살아날 경우 시장이 이를 어느 쪽으로 해석할지는 불분명하다.
월가 안팎에서는 연준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회의적인 공화당이 또다시 상원을 장악하면서 결국 연준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보다 연준이 더 중요하다”면서 연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정이다.
<노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