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의 노동시장 회복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노동부는 8일 지난주(9월 27일∼10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4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주 연속 감소세지만, 전주 84만9천건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전주 청구 건수는 당초 발표된 83만7천건에서 1만2천건 상향 조정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의 중간값(82만건)을 웃돌았다. 시장의 예상보다 실업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최근 한 달 넘게 80만∼90만건 사이를 횡보하며 일자리 회복 속도가 느려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최소 2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천98만건으로 100만건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에 대해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CNBC방송은 지난 여름 동안의 일자리 성장세가 4분기로 접어들면서 차갑게 식었다고 평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시 해고가 영구 해고로 바뀌는 가운데 노동시장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는 '깜빡이'가 켜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리자 포사이스 일리노이대 교수는 WSJ에 "경기침체에 빠졌다가 회복하는 이 모든 6∼7개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아직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입이 딱 벌어질 만한 놀라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폭증 사태는 3월 셋째 주(330만건)부터 본격 시작됐다.
같은 달 넷째 주에 687만건까지 치솟은 이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20주 연속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주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이번 코로나19 대유행 전까지 최고 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천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