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창문을 여니
훅 끼쳐 오는 꽃 향기.
문 밖에서 서성이며
나를 기다린듯
왁자하니
반색하며
밀려 드는
향긋한 내음.
반려견 앞세우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개울가,
무성한 나뭇잎 사이에
가지가 휠듯이 만개한
흰 조팝나무 꽃송이들.
그 사이 사이
초록색 덩굴에
희고 노란 꽃송이를
가득 피어낸 인동초.
언 듯 보면
수많은
노란 나비 흰 나비가
무리지어
앉아 있는 듯 한
하얗고 노란 꽃들.
한 꽃송이에
흰색과 노란색이 함께 있어
금은화로 불리며
금화, 은화 쌍동이 자매의
슬픈 사연도 전래되는
늦봄의 향기 진한 꽃.
허니 써클이란 영어 명도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꽃들은
이제껏 숨 죽이고 있다가
누구의 신호로
일제히 꽃을 피워,
오늘 이처럼
온 마을을
꽃향기로 감싸는 것인지.
메이씨 백화점
진열장안에 있는 향수를
헌꺼번에 다 깨뜨려 본들,
이처럼
한 고을 전체를
향기로 덮을 수 있을까!
은은하고 달콤한
황홀한 냄새.
연분홍과 흰색,
황금빛과 연두색이
안개 처럼 뒤 섞인
파스텔화 같은 느낌.
지절대는 새소리와
꽃 향기를 날라주는
봄 바람을 마주하며
언덕을 오르니,
서산으로 지는
찬란한 금빛 햇살에
주홍빛으로 물드는 구름
오늘 따라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저녁 노을.
보고 있는사이에
사위가 어두어 지는데
나는 ,
꽃향에 취하여
황홀하고 들뜬 마음으로
해 저문 언덕길을
하염없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