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길거리에서 들리던 구세군 종소리를 올해는 조금 일찍 들을 수 있겠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올 연말 도움이 절실한 이웃은 많아진 반면 실업률 상승 등으로 모금액은 크게 줄 것으로 우려되자 구세군이 예년보다 일찍 모금 활동에 나섰다.
크리스천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구세군은 지난 13일 유튜브를 통해 올해 모금 활동 시작을 가장 먼저 알렸다. 그래미상 2회 수상 경력의 유명 CCM 가수 로렌 데이글의 히트송 ‘레스큐’(Rescue)에 맞춰 제작된 구세군의 유튜브 홍보 영상은 ‘헬프 레스큐 크리스마스’(Help Rescue Christmas)란 제목으로 가난하고 굶주린 이웃을 돕자는 구세군의 모금 활동에 동참할 것을 격려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구세군의 모금 활동에는 여러 가지 도전이 예상된다. 기부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것은 물론 구세군의 상징인 빨간 냄비를 설치할 만한 샤핑센터도 많이 문을 닫아 모금액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지폐와 동전 등 현금 사용이 크게 줄어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 활동이 예년 같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올해 자선냄비를 통한 모금액이 최고 약 50%나 감소하는 반면 연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약 150%나 증가할 것이라는 자체 판단 아래 구세군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디지털 모금이다. 구세군은 예년처럼 길거리에 빨간 자선냄비를 설치하는 대신 올해는 현찰 기부와 함께 애플 페이 또는 구글 페이 등의 디지털 결제 방식을 통한 모금 방식도 도입했다.
외출을 꺼리는 기부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91999로 문자 메시지 ‘KETTLES’를 전송하면 원하는 금액을 기부할 수 있다. 또 아마존의 인공 지능 스피커 알렉사를 통해서 ‘Alexa, donate to The Salvation Army’라고 명령한 뒤 기부 금액을 말하면 구세군에 기부되는 방식도 도입됐다.
올해 달라지는 것은 모금 방식뿐만이 아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푸드 팬트리’(Food Pantry)로 불리는 지역별 식료품 전달 센터에 음식 등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방문, 필요한 물품을 받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거리 두기 등의 시행으로 직접 방문이 어려워져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물품 전달을 시작했다. 그러나 고령으로 운전이 힘들거나 차량이 없는 경우 드라이브스루 픽업이 불가능해 구세군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식료품 상자를 집까지 직접 배달하는 ‘찾아가는’ 전달 방식을 시행 중이다.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약 3만 곳의 자선냄비를 통해 약 1억 2,600만 달러를 모금한 구세군은 올해 3월부터 식사 약 1억 끼와 150만 일 ‘숙박’(Shelter) 제공 등의 자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세군은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약 700만 가구가 물품과 주거지 등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부를 기다리고 있다.
▶구세군 홈페이지: www.salvationarmyu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