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을 저지른 목사가 공공 목회 현장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돌아온다면 얼마 동안의 자숙 기간이 필요할까? 이런 민감한 주제로 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기독교 연구 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지난해 약 1,000명의 개신교 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 조사에서 비교적 많은 목사가 간통 목사도 목회를 재개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에서 약 42%의 목사가 일정 기간의 자숙 기간을 거친 뒤 목회 현장에 되돌아와도 괜찮다고 답변한 반면 목회 활동을 영구히 금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약 27%에 불과했다. 간통 목사의 목회 활동 재개가 괜찮다고 답한 목사들 간 자숙 기간에 대한 반응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적어도 2년에서 10년이 지난 뒤에 목회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한 목사는 약 18%였고 최소 1년이면 적절하다는 목사는 약 16%로 조사됐다. 반면 자숙 기간으로 1년 미만의 짧은 기간이 적절하다는 답변은 약 6%, 자숙 기간이 전혀 필요치 않다는 관대한 답변도 약 2%였다. 한편 적절한 자숙 기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한 목사는 약 31%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16년 조사와 비교할 때 대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간통 목사를 목회 활동에서 영구히 제명해야 한다는 답변 비율은 당시 조사 때의 약 24%에서 지난해 27% 소폭 높아졌다.
스콧 맥코넬 라이프웨이 리서치 총 디렉터는 “십계명 등 통해 간통은 교회 지도자는 물론 일반 교인이 저지르면 안 되는 부적절한 행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통 목사의 목회 사역 자격을 얼마나 박탈하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목사의 인종, 교파, 교육 수준에 따라서 간통 목사의 목회 사역 재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 사역에서 영구히 제명해야 한다는 답변은 흑인 목사 중 약 8%로 가장 낮았고 교파별로는 오순절 교파에서 약 6%로 가장 낮았다.
또 오순절 교파 목사 중 약 35%가 자숙 기간으로 1년이면 적절하다고 답해 다른 교파에 비해 간통 목사의 목회 활동 재개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감리교계 목사 중에서도 약 7%가 제명이 전혀 필요 없다고 답해 침례교(약 1%), 루터교(약 1%), 오순절교(1% 미만), 회복주의(1% 미만) 등 다른 교파에 비해 비교적 개방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교회 규모에 따라서도 목사별로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석 교인 50~99명으로 중소형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 중 약 31%가 간통 목사의 영구 제명을 지지한 반면 출석 교인 100~249명 교회의 담임 목사 중에서는 약 23%만 영구 제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