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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코로나 그늘 

지역뉴스 | | 2020-09-05 16:16:00

칼럼,행복한아침,김정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뻔한 한국 3대 거짓말이 더 이상 거짓말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처녀가 시집 안간다는 말, 노인이 일찍 죽고 싶다는 말, 장사꾼이 손해보고 판다는 말이다. 

처녀가 시집 안가겠다는 말은 빨리 시집가고 싶은 반어적 표현으로 여겨왔지만 거짓말로 남아 있기가 부적절한 세상이 도래했다. 굳이 결혼해서 복잡한 관계 속에 얽히는 것 보다 혼자 즐기면서 불안한 미래를 굳이 택하고 싶지 않다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 의식 트랜드가 바뀌면서 미혼여성 절반 이상이 결혼 자체에 관심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거짓말이 아님을 대변해주고 있다. 

장사꾼이 손해보고 판다는 말도 일련의 보편적인 상술로 여겨왔지만 더는 거짓말이 아닌 진실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코로나가 만든 그늘은 세계 경제를 늪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물가상승과 디플레이션 먹구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효율 만이 살아남는 자본주의 경쟁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 이하로 물건을 처분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극도의 불황에서 다급한 나머지 정상적인 출고를 기대할 수 없는 비수품들이 이유불문 출고되고 있다. 손해를 보면서도 불황을 극복해보려는 안간힘을 거짓말이라 견책할 수 없는 일로 드러나고 있다.   

 노 인이 일찍 죽고 싶다는 말 또한 관심 받고 싶은 표현으로 여겨왔지만 코로나 그늘이 드리우면서 진정성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노인 빈곤율 증가로 치열한 생존경쟁과 마주해야 하고 기대 수명 증가에 따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노년층의 토로가 넋두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횡포가 무자비하게 휩쓴 결과 나이 듦의 두려움을 가중시킨 귀결이 되고 말았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스스로의 굴레를 잔뜩이나 움켜잡고 있는 판국인데 팬데믹이란 거대한 파도가 밀려들고 급변하는 세상 소용돌이에 휘둘리고 있는 터라 이럴 바엔 차라리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올 수 밖에. 규제는 풀렸다지만 불안과 공포가 빚은 조바심으로 결국 일상 궤도가 허물어지고 심도 깊은 초조를 안게 된다. 

언제쯤에나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잠재적 위협이 불안과 우울을 조장하고 전염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정서적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 절망감과 무력감이 새롭게 닥친 위기요 처참한 공포로 상존한다. 비대면 소통 방식이란 생소한 세상이 노년층을 더욱 불측지연의 슬픔으로, 노여움으로 몰고 간다. 코로나가 만든 그늘 아래라서 모든 인류에게 닥친 불안이지만 노년층이 느끼는 강도는 더 무거울 수 밖에 없음이다.

 그늘이란 인식은 뜨겁고 강한 햇살로부터 시원하고 아늑한 쉼을 허락해 주는 것이었다. 사전적 의미로 슬하, 음지, 응달로 어두운 부분을 표현해 왔다. 한 여름 폭염을 피하기 위해 도심에는 그늘막이 세워지고 한적한 야외에서는 나무그늘을 찾게 된다. 큰 느티나무 그늘이 있는 풍경만 보아도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그늘이 주는 음예한 온화함도 있다. 하기사 그늘 없는 세상을 어찌 살아갈 수 있으랴. 응달진 그늘엔 어둡고 습한 부분도 있기 마련이지만 살다 보면 그 그늘이 조차도 반가울 때도 있다. 불볕 더위엔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어주기도 했었는데 반가움 없이 무심으로 지나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늘의 보응도 있었음이요 인생사 구석구석 그늘이 있기 마련인 것을. 의지할 만한 대상으로부터의 보살핌으로 보호와 덕택의 아우름 테두리도 그늘의 반경이지 않은가. 

 그늘에서 누리는 혜택이란 것이 진부한 표현 같기도 하지만 누구나 부모님 그늘 품에서 은택을 입고 자라온 것도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코로나가 만든 그늘이 음습하기는 하지만 인생들이 한 뼘쯤은 그늘의 진가를 배양하고, 삶을 키워가고, 진일보된 인내와 감사로 가꾸어갈 만한 유용성도 있지 않을까. 그러노라면 코로나19란 거대한 산도 넘을 수 있다는 탄탄한 내구력이 생성될 것이란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사 속에서 흑사병, 천연두, 스페인 독감이 만연했을 당시의 그 그늘에서도 공포에 맞서서 더 나은, 더 안전한 세상을 촉구했기에 또 다른 경제적인 발전이 있었고, 과학의 진일보라는 발전의 기회가 되었던 것처럼. 햇살과 구름이 다녀가는 곳이면 어디든 그늘이 생기기 마련인 것인데 이왕지사 드리워진 그늘이라면 ‘진주를 찾으려면 물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따라 보자는 생각이다. 세상을 위해 그늘이 된다는 것, 누군가에게 그늘을 만들어 준 적이 있었던가. 그늘을 만들어 시원한 청량감과 평안을 끼친적이 있었던가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그늘도 마냥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쾌적한 느티나무 그늘도 부지간 세월이 만들어낸 것이란 것을 살피게 되지 않을까. 마치 작은 선행들이 모이고 쌓이면서 주위가 행복해지는 것처럼. 코로나 그늘로 하여 새로운 내일을 일구어갈 수 있는 진주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코로나 그늘 아래서 진중하게 바램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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