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맞아 터키의 무슬림(이슬람 신자) 수천명이 최근 모스크로 변경된 성 소피아(하기아 소피아)에 운집했다. 터키 종교청인 디야네트는 희생제 첫날인 31일 성소피아 그랜드 모스크에서 특별 아침 예배를 열었다. 무슬림들은 성화와 모자이크를 천으로 가리고 바닥에 녹색 카펫을 깐 성소피아 내부에 모여 앉아 예배에 참여했다.
한편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건립한 성소피아 대성당은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나,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오스만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인 1935년 성소피아 박물관이 개장했다.
이후 성소피아는 연간 약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으며, 성소피아가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정의개발당 소속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 모스크로 전환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