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내 트럼프 대통령 반대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 재당선을 반대하는 TV 방송을 시작했다. 당내 트럼프 반대 단체인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 모임’은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트럼프 재선 반대 TV 방송을 지난주 처음 내보냈다.
방송에는 기독교인 공화당 유권자들이 등장,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지 않겠다며 각자의 이유를 밝혔다. 자신을 토미라고 밝힌 유권자가 방송에서 “교회에서 자랐고 기독교계 사립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다른 사람(트럼프 지칭)의 삶을 신뢰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여성 성기와 관련, 언급해 논란이 된 음성 파일로 곧바로 연결된다.
방송에서는 또 다른 공화당 유권자가 “기독교인은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고 말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남성이 ‘백인 우월주의’(White Power)를 외치는 장면을 리트윗하는 모습으로 연결된다.
또 다른 공화당 유권자 팻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서 성경 책을 들고 사진을 촬영한 모습을 공개한 것을 비판했다.
팻은 “시위자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뒤 교회로 걸어가며 성경 책을 공개적으로 들어 올린 장면은 대통령이 기독교인을 이용한 순간”이라며 “예수님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독교인을 이용하지 않으신 것처럼 대통령이 기독교인을 이용해 정당화하려는 것에 저항해야 한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반대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과 인종 차별적 발언 등도 거침없이 내보냈다. 공화당 유권자 숀은 방송에서 “공화당 지지자로서, 기독교인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을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촉발된 흑인 인권 운동 관련 시위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으 주요 지지층인 복음주의 기독교 층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과 6월 사이 복음주의 개신교인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약 78%에서 72%로 약 6% 포인트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퓨 리서치가 최근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겠다는 비율은 2016년 대선 때의 약 77%보다 높은 약 82%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 변화는 코로나19 사태와 인종 갈등 문제에 대한 저조한 사태 처리 능력으로 지난 두 달간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나타난 것으로 오히려 백인 기독교인의 투표력을 결집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한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지지율은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율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약 17%로 클린턴 후보의 약 16%보다 약 1% 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흑인 개신교인 중에서는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는 흑인 개신교인은 약 88%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인 약 8%를 압도적으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