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온난한 미국의 남서부·남동부 등 '선벨트'(Sunbelt)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시신을 보관할 냉동 트럭까지 다시 등장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한 미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주에서는 일일 사망자가 크게 늘며 비상이 걸렸다고 11일 C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들 4개 주는 최근 3일 연속 하루 사망자 숫자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텍사스주의 경우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66명으로 전주와 비교해 무려 102% 늘었다.
같은 기간 플로리다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56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35% 늘었고, 캘리포니아의 일일 평균 사망자는 85명으로 29% 증가했다.
하버드대 국제보건연구소(GHI)는 지난 2주 동안의 하루 평균 사망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에서 각각 79%, 52%, 37%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또 코로나19 현황을 집계하는 비영리단체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발병률이 높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플로리다, 텍사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5개 주 전체의 일주일 평균 사망자는 지난주와 비교해 51% 증가했다.
텍사스주 일부 지역에서는 영안실이 꽉 차면서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 트럭까지 다시 등장했다.
뉴에이서스 카운티는 냉동 시설을 갖춘 트레일러형 영안 차량을 배치했고, 트래비스 카운티와 캐머런 카운티도 시신 안치용 냉동 트럭을 최근 구매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4개 주에서 코로나19 희생자가 속출하자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사망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최근 3일간 미국 전체의 하루 평균 사망자수는 867명으로 6월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은 지난 10일 회의에서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함에 따라 사망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3∼4월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했던 뉴욕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환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보건분야 비영리단체인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조시 미셔드 보건정책 부국장은 "병실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도 못 막게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