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비영리재단인 ‘만희코주재단’의 박형만 회장의 통 큰 재산 사회환원이 한인사회의 화제와 귀감이 되고 있다.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서독광부 출신 올드타이머로 잘 알려진 박형만(83) 회장은 최근 LA 한인타운 올림픽과 카탈리나 코너에 단독 개발한 주상복합 아파트 ‘만희 매너’를 비영리재단에 귀속시키고 여기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에 환원키로 한 것이다.
이는 박 회장이 언론 등을 통해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재산의 사회환원 약속을 지켰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만희 매너는 LA 한인타운 심장부인 올림픽과 카탈리나 남서쪽 지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세워진 70유닛 주상복합 아파트다. 4년여만에 완공돼 지난 22일 그랜드 오프닝을 가졌으며 현재 활발히 리스 분양 중인데, 29일 현재 약 36%인 25유닛이 분양됐고 이번주 5유닛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가족과 합의를 마치고, 만희 매너를 만희코주재단으로 귀속시키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머 “은행 론 정리 단계를 거치고 있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며, 만희 매너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은 모두 복지사업을 통해 사회로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에 따르면 현재 만희 매너의 시가는 4,000만~5,000만 달러로, 건물 완공후 여러차례 매각 제안을 받았지만 커뮤니티 환원 사업을 위해 모두 거절했다. 만희매너는 한인이 단독 개발자로 나서 한인 건축업자와 하청업체들을 고용해 만든 한인 순수 합작품이라 의미를 더한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박 회장은 만희 매너를 통한 첫 재산 환원 사업으로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8월말 총 5만 달러의 생활지원금을 전달한다. 박 회장은 “LA 시정부, 시의원실, 언론, 비영리단체 등을 통해 선정한 한인 20명과 타인종 30명 등 총 50명에게 1,000달러씩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LA 슈라이너 아동병원에 5,000달러를 기부하고, 앞으로 저소득층,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노인을 대상으로 한인사회와 한국을 위한 복지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면서 타인종 및 미국 사회를 위한 사업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1937년 충남 공주 빈농의 10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고 대학도 가난 때문에 중퇴한 뒤 1964년 서독 광부를 지원해 3년 간 생사를 넘나드는 광부 생활을 했다. 이후 1967년 미국으로 건너와 LA에서 청소회사, 막노동, 접시닦기, 잔디깎기 등 힘든 생활을 거쳐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발판을 다졌고 부동산 사업에도 성공을 거둬 현재 많은 아파트 등을 소유·관리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그는 이같은 재력가임에도 돈 한 푼을 허투루 쓰지 않는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 있어, 80대 나이인 지금도 손수 낡은 트럭을 몰고 다니며 자신 소유의 아파트들의 수리 등 작업을 손수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그에게 만희매너 아파트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데, 그는 “맨손으로 이민와 한푼 두푼 모아 한인타운 한복판, ‘코리안 퍼레이드’가 시작된 지점에 세운 생애 최고의 프로젝트”라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부인 이숙희씨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따서 명명한 만희재단을 통해 지난 24년간 고향인 공주의 학생들과 불우이웃들에게 매해 생활 지원금을 전달해오고 있으며, 6년 전부터 LA 지역 한인과 타민족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박 회장은 “죽기 전까지 많은 것을 나누고 싶다”며 “학연, 지연, 혈연도 없던 나같은 사람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고 돈을 의미 있게 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 다른 한인들에게도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