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이효리와 비를 현재진행형으로 소환한 MBC TV 예능 '놀면 뭐하니?'가 음원 시장에서도 톡톡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효리가 '놀면 뭐하니?'에서 부른 블루(BLOO)의 2017년 곡 '다운타운 베이비'(Downtown Baby)는 지니, 벅스 등에 이어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도 18일 1위를 기록했다.
이 곡은 아이유·슈가의 '에잇',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등을 제치고 이날 오전 7시께 1위로 올라서며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후 계속해서 정상을 지키고 있다.
멜론 일간 차트에서도 지난 16일 28위에서 17일 8위로 20계단 뛰어오르더니 18일에는 2위를 기록하는 등 급속히 상승세를 탔다.
'다운타운 베이비'는 메킷레인 레코즈 소속 힙합 가수 블루가 2017년 12월 발표한 첫 미니앨범(EP) 타이틀곡으로, 서정적이면서도 중독성 있는 후렴구 멜로디와 블루의 개성적인 목소리가 특징이다.
힙합 리스너들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알려진 곡이었지만 이효리가 지난 13일 '놀면 뭐하니?'에서 불러 화제성이 증폭됐다. 이효리의 중저음 음색과 잘 어울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원곡의 매력도 '재발견'됐다.
'다운타운 베이비'가 화제가 되자 블루는 SNS에 "욕도 많이 오고 관심도 높아지고 but(그러나) 진짜 땡큐"라며 그동안 함께한 팬들과 이효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블루는 차트 1위 후 이효리가 보내준 메시지를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효리는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면 언젠가 하늘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저도 배웠다"며 "좋은 노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블루에게 축하를 전했다.
2년 6개월 전에 발표된 노래가 방송을 타고 다시 차트 정상에 소환되면서 음원 사이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게 진짜 역주행'이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의 음원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있지 않은 가수들이 내는 음악이 단번에 차트 중심에 올라오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건 결국 방송 프로그램과의 연관성"이라고 짚었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던 비의 '깡'을 신드롬 급으로 수면 위에 올린 것도 '놀면 뭐하니'였다.
박재범과 김하온, pH-1, 식케이 등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 뮤지션들이 2020년 색깔을 덧입힌 '깡 오피셜 리믹스'는 지난 4일 발표 직후 멜론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최신 멜론 주간차트(8∼14일)에서도 4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가요계는 '놀면 뭐하니?'가 진행 중인 이효리와 비, 유재석의 혼성그룹 프로젝트도 주시하고 있다. 혼성그룹 '싹쓰리'(SSAK3)를 결성하고 7월 데뷔를 준비하는 이들은 1990년대풍 댄스음악으로 올여름 가요계를 평정하겠다며 출사표를 내놨다.
이효리·비·유재석의 대중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싹쓰리'가 내놓는 음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이그룹·걸그룹 팬덤 중심으로 재편된 가요 시장에서 혼성그룹 명맥을 되살린다는 시도가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싹쓰리의) 새로운 음원이 나올 텐데 그것이 시장에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혼성그룹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과거 혼성그룹들이 다시 활동하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