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사진·연합) 왕자비가 흑인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전역의 항의 시위에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인종 차별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마클 왕자비는 전날 모교인 LA의 사립 여학교 이매큘릿 하트 고등학교 졸업식 화상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마클 왕자비는 학창 시절 겪었던 LA 폭동의 기억을 떠올리며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클 왕자비는 해리 왕자와 함께 영국 왕실에서 독립해 지난 3월 고향인 LA로 이주했다.
마클 왕자비는 “11∼12살 무렵 LA 폭동 사태를 겪었다”며 “이 폭동은 무분별한 인종차별 행위로 촉발됐다”고 밝혔다.
그는 “불길에 휩싸여 연기를 뿜어내던 건물과 하늘에서 떨어지던 재, 권총과 소총으로 무장한 남성들, 새까맣게 불타버린 나무, 약탈과 통행 금지 등이 기억난다”며 “그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항의 시위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 망설였지만, ‘자신의 두려움보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우선해야 한다’는 학창 시절 선생님 말씀을 떠올렸다면서 “현재 미국은 황폐해졌고, 유일한 잘못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의 생명과 다른 모든 이들의 생명도 중요하다”며 “학생 여러분도 흑인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분이 무엇을 할지 기대된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