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한인 한나 김(한국이름 김예진)씨가 메모리얼데이에 맞춰 22일 ‘한국전쟁 기념관’ 사이트(www.KoreanWarMemorials.com)를 열었다.
그는 2017년부터 1년 넘게 전 세계 30개국과 미국 50개 주 100개 도시를 돌며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고, 1천명이 넘는 참전용사를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이트에는 김씨가 발로 뛰며 가슴으로 만난 ‘한국전쟁 참전용사 찾아가기’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애초 6·25 전쟁 70주년에 맞춰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개설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참전용사와 후손들이 집에서 거주지역 외 다른 도시와 국가들의 기념비를 보면서 한국전쟁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 달 정도 앞당겼다고 한다.
김씨는 “수많은 참전용사가 전사했는데도,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참전용사가 싸우다 전사한 한반도를 위해 조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희망에서 사이트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트는 한국전쟁 이야기, 둘러보기, 기억의 벽, 한국전쟁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전쟁 이야기’에서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 30개국을 돌며 만난 참전용사와 그 후손과의 인터뷰, 그들과 기념비를 참배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 담긴 생생한 영상 400여 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참전비를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 지 비하인드 스토리도 영상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
김씨가 찾아가 헌화했던 미국과 세계 각국 참전 기념비 180곳을 ‘둘러보기’(사진 400여 장)에서 만날 수 있다. 북한 평양을 방문해 참전비에서 촬영한 사진도 볼 수 있다.
국가별 검색으로 영상과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기억의 벽’에는 부산 남구 대연동에 있는 유엔군 전몰 장병 추모명비에 새겨진 4만명이 넘는 참전용사의 이름을 옮겨놨다. 국가, 미국 주를 입력하면 참전용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이 있다.참전 용사의 이름을 찾아 감사와 존경의 메시지를 남길 수도 있다.
김씨는 “전몰 장병 용사의 이름을 온라인에서 검색해 찾을 수 있는 곳은 이 사이트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들 이름 가운데 미군은 3만6,0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메뉴 ‘한국전쟁’에서는 한국전쟁을 이해하는 전반적인 소개 자료가 들어 있다. 세계인들이 이 사이트를 방문해 한국전쟁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각국을 돌며 찍은 사진과 영상을 계속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참배하면서부터 참전용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꽃다운 나이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그들이 아주 고마웠다고 한다.
이후 그는 한인 2세 청년들을 모아 ‘리멤버 7·27’을 결성했다. 매년 정전협정일(7월27일)을 맞아 한국전 쟁 발발 일을 뜻하는 ‘오후 6시25분’에 시작해 ‘오후 7시27분’에 727명의 참가자가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모여 일제히 촛불을 밝히는 행사를 열었다.
2009년 찰스 랭글 전 연방하원의원과 함께 매년 정전기념일을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로 제정하는 데 기여했고, 그 인연으로 랭글 의원의 보좌관이 됐다. 2016년 랭글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하면서 함께 워싱턴 정계를 빠져나온 그는 ‘참전용사 찾아가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6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한 그는 초·중·고교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유학해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UCLA에서 전문경영인 과정을 수료하고, 다시 조지워싱턴대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 등 의회관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