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iana주 Lafayette시와 Lake Charles시 두 곳 다 미국 사람이 경영하는 가발 상회가 있고 규모도 컸지만 한국 사람이 경영하는 가발상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아침 일찍 다운타운 상가 일대를 자세히 돌아 본 후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가 점포를 임대했다.
75년 초 각 도시 다운타운은 완전히 사양 길인 상태라 빈 건물도 많고 임대료도 저렴했다. 왜냐하면 상인들이 변두리 쇼핑센터와 몰로 거의 다 이동했기 때문인데 그래도 흑인 고객들은 다운타운에서 쇼핑을 많이 해 가발장사에는 지장이 없다.
임대를 한 점포는 3,000sqft인데 옷 장사를 했던 곳이라 쇼윈도우와 내부도 잘 정돈 되어있고 카펫도 깨끗해 가발상으로는 적격이다. 상점 바른 쪽엔 약국이 있고 왼쪽에는 구두가게가 있고 또 그 옆에는 하이만이라는 큰 백화점이 있다. 임대료는 보증금 1개월치 선불 200불과 월세 200불이다. 계약 후 열쇠를 받아 내부를 자세히 점검한 후 아파트를 찾아 계약을 끝내고 아내에게 멕레이에 사는 S씨와 Dublin 가발상에 대한 인수인계를 완전히 끝내놓고 이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 놓으라고 한 후 해 질 무렵 집을 행해 길을 떠났다.
그 당시는 무슨 자신감이 그리도 넘쳐 났는지 겁도 없이 밤낮 가리지 않고 겁도 없이 낯선 땅 낯선 도시 고속도로와 시골길을 마구 달렸는지 꿈만 같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를 지나니 새벽 1시다. 캄캄한 시골길 나무숲 속을 계속 달리는데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밝아졌다 흐려졌다 곡예를 하기 시작했다. 큰 일이다. 자동차가 멈추면 인적이 전혀 없는 칠흑같은 밤 숲속에서 밤을 세워야 하는데 만약 총을 든 강도라도 나타나면 생명이 위험하다. 미국도 흉악한 별종들이 많아 진땀을 흘리며 믿음도 별로 없는 죄인이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며 계속 달렸다. 다행히 소도시가 나타나 살펴보니 주유소 간판과 오픈 사인이 나를 반겼다. 차를 세운 다음 기름부터 채우고 발동을 걸으니 엔진이 작동을 안 하고 먹통이다. 주유소 직원은 배터리가 다 소모된 것 같다며 점검을 해보더니 수명이 다 됐다면서 밤중이라 배터리를 살 수가 없다며 확실치 않지만 충전을 하면 될지도 모른다고 해 충전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 시간 이상 충전을 한 후 시동을 거니 힘차게 발동이 걸리며 헤드라이트가 밝게 빛났다. “됐구나 살았구나” 직원에게 “땡큐 땡큐” 를 연발하고 다시 출발했다. 두 시간이상 신나게 달리는데 헤드라이트가 다시 명암의 춤을 춘다. 40분 정도만 더 가면 집인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제발 집까지만 가게 해달라고 빌면서 달리는데 불안해 피가 마를 지경이다.
천만다행 감사하게도 무사히 집까지 도착을 했다. 새벽 3시 세상이 깊이 잠든 밤 차를 세우고 넋을 잃고 있다가 악몽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