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독교 박해국가 10위, 협박·폭행 하루 1건꼴 발생
인도 내 기독교인과 교회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공격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에만 27건에 달하는 폭력적인 테러 공격이 기독교인들 대상으로 벌어졌다.
크리스천 포스트가 인도 기독교인 옹호 단체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포럼’(UCF·United Christian Forum)의 조사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과 3월 사이 인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협박은 56건이 발생했고 물리적인 폭행 사건도 26건이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UCF는 기독교인 대상 테러 공격은 어타 프라데시 등 10개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고 대부분 예배 참석을 반대하는 폭력 집단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밝혔다. 지난 3월12일 한 폭력배가 가정 교회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목사와 6살짜리 아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력배는 당시 목사의 8살 된 딸의 옷을 벗기고 규정을 따르지 않으면 때려서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뒤인 15일에는 300명에 달하는 폭력 군중이 쿤다 타나 지역에 위치한 한 교회를 공격했다. 교회 목사는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교회를 범죄 장소로 사용했다는 거짓 혐으로 체포됐다.
종교 박해 감시 기구는 인도 내 기독교인 대상 테러 공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봉쇄 조치로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봉쇄 조치 해제 이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 종교 박해 감시 기구 ‘오픈 도어스 USA’(Open Doors USA)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기독교 박해 국가 10위에 선정됐다. 인도 인민당이 2014년 정권을 잡은 뒤 힌두 극단주의자 세력에 의한 기독교 및 소수 종교에 대한 박해가 더욱 심해졌다. 오픈 도어스에 따르면 기독교인 대상 공격이 하루에 한 건씩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에게 벌금형을 부과하는 법안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최근인 4월 남부 타밀 나두 주에서는 기독교인들이 가난한 주민에게 음식을 제공했다가 강제 전도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같은 달 북동부 오디샤 주의 한 기독교인은 집에서 기도 모임을 개최했다가 한 폭력배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했다. 3월에는 한 기독교인이 힌두교 신자를 기독교인으로 개종을 도운 혐의로 술 취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한 뒤 예수 십자가형을 재현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2월에는 기독교인 9명이 강제 전도 혐의로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힌두교는 신분제도인 카스트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고 약 22%에 해당하는 인도인이 최고 계층에 속한다. 최근 시골 빈민 계층에 속하는 카스트 하위 계층 인도인들에 의한 기독교 개종이 급증하자 정치력 및 권력 상실을 우려하는 상위 계층의 기독교 박해가 갈수록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다. 힌두 극단 주의자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살인은 피하는 대신 기독교인의 신체를 훼손하는 등 몸을 불구로 만들어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