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 경질과 해군장관 대행 사임 사태를 촉발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고 미 해군이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해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9일 괌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승조원 1명이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승조원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괌에 있는 미 해군 기지의 다른 군인 4명과 함께 격리됐다가 9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지역 병원의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지금까지 루스벨트호 승조원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은 전날까지 585명이며 전체 승조원의 약 92%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해군은 밝혔다.
루스벨트호의 승조원은 4천800여명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호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달 27일부터 괌에 정박 중이며 미군은 이 항모의 코로나19 발생 및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함장은 항모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승조원들을 하선 시켜 달라고 상부에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미군은 지휘체계 위반 등을 이유로 크로지어 함장을 전격 경질했고, 그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논란에 휘말려 사임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함장 경질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크로지어 함장에 대한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최근에는 인터뷰에서 함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미 해군 전체에서는 약 900명이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해군에서 승조원이 사망한 것은 이번 루스벨트호 사례가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