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일 러시아의 한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이 단체와 지도부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러 단체로 지정된 곳은 ‘러시아 제국주의 운동’(RIM)으로, 백인 우월주의 단체가 미국의 특별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AP는 전했다.
RIM은 러시아 등에서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에게 준군사 훈련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이 단체는 2016년 2명의 스웨덴인을 훈련해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카페 폭탄 테러 등을 실행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자신을 군주제 부활을 선호하는 러시아 정통 민족주의자들로 묘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제재에 따라 미국인이 이 단체와 거래하는 것이 불법이 되고 미국에 보유한 이 단체의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하는 것도 거부된다. 미국 입국금지도 포함될 수 있다.
네이선 세일즈 국무부 대테러 조정관은 “행정부가 이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거 어느 행정부도 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적이 없는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RIM은 여전히 유럽 전역에서 신나치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를 훈련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며 “RIM이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개인들을 모집한 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국무부가 작년 11월 연례 테러 보고서에서 인종에 기반한 테러가 2018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놀랄 만큼 증가했다는 발표에 뒤이은 것이기도 하다.
세일즈 조정관은 RIM이 친 러시아 세력을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인 이들 중 한 곳임을 알고 있다면서도 제재를 앞두고 러시아 정부와 소통했는지, 러시아 정부가 이 단체와 연계됐다고 보는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 수십곳의 단체를 테리집단으로 규정했지만 대부분 이슬람 극단주의자나 분리주의 운동 단체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국내외적으로 백인 우월주의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벌인 폭력을 좀 더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