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도, 골프코스에도, 코트에도, 아이스링크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이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도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1라운드를 치른 대회를 취소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에 미국의 주요 프로스포츠가 모두 멈춰 섰다.
로버트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12일 30개 구단과 컨퍼런스콜을 가진 뒤 현재 진행 중인 시범경기를 중단하고 오는 27일로 예정된 2020시즌 정규리그 개막전도 최소 2주 이상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국가적 비상 상황이어서 시즌 개막전을 연기한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개막되기를 희망하며 조만간 변경된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LB 개막전 연기는 선수노조 파업이 일어난 지난 1995년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 1994시즌부터 시작된 파업은 7개월 반 동안 이어져 1994시즌 가을 야구는 무산됐고 1995시즌 개막전이 4월3일에서 같은 달 27일로 연기돼 정규리그 팀당 경기 수가 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줄었다.
PGA 투어는 이날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뒤 대회 중단을 발표했다. 2라운드부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자 전격적으로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다음 주부터 예정됐던 발스파 챔피언십, 델 매치플레이, 텍사스 오픈 등 3개 대회도 줄줄이 취소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다음 주부터 차례로 열릴 예정이었던 볼빅 파운더스컵, 기아 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 등 3개 대회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시즌이 진행 중이었던 NHL과 MLS도 이날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NHL은 홈페이지를 통해 “NHL팀들은 이미 확진자가 발생한 NBA와 경기장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월 말 개막해 2라운드까지 소화한 MLS도 성명을 내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시즌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3월의 광란’으로 유명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 1 토너먼트 대회도 취소됐다. NCAA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에 앞서 NBA는 전날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먼저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NBA 사무국은 유타 재즈의 뤼디 고베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유타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의 경기를 시작 직전 취소한 데 이어 리그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박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