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9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하면서 한인 투자자들에게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은퇴연금이나 주식 투자를 해온 한인들에게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의 0.5%의 기준금리를 인하와 함께 이번 주식시장의 폭락은 일종의 직격탄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0여년 동안 상승세를 타던 미국의 주식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기폭제 역할을 하며, 향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전반적인 하락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한인 투자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강한 주식시장 상황에서 은퇴연금인 401(k)와 IRS, 그리고 주식투자에 나선 한인들에게 투자결정과 실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401(k), 오히려 불입액 늘려라
먼저 현재 직장에서 은퇴연금 401(k)를 불입하고 있거나 개인은퇴계좌(IRA)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인 투자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장세가 하락세를 보이거나 불안정할 경우 많은 한인들이 401(k)나 IRA의 불입금을 줄이거나 아니면 불입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투자 방법이라는 게 한인 투자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401(k) 펀드의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같은 불입금으로 그만큼 더 많은 펀드를 구입해 투자할 수 있으므로 주식시장 반등이 되면 수익률의 상승폭이 커지게 된다.
아메리츠 파이낸셜 브라이언 이 대표는 “시장이 하락할 때 401(k) 불입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고, 여유가 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불입하는 전략이 현명하다”며 “회사에서 401(k) 매칭을 해 주고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401(k)의 불입금을 줄여서는 더욱 안된다”고 강조했다.
퇴사한 경우라면 과거 직장의 401(k) 계좌의 불입한 자금을 IRA 계좌로 옮기고 보장성 연금에 가입하는 게 변동성이 강한 주식시장에서 안전한 투자 방식이다. 이 대표는 “연금의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불입금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에 모아 놓은 노후 자금이 있다면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다”고 말했다.
■ 주식투자, 포트폴리오와 투자처 점검 기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이다. 특히 은퇴 시기가 1~2년 앞으로 다가온 한인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 시기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투자 회수를 하면 ‘회수 위험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변화 심한 주식시장에 그대로 두고 보는 것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한인 투자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와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심할 때는 한 발 물러서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특히 주식시장에 전문성이 깊지 않은 대다수의 한인 개미 투자자들은 자산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한인 투자전문가는 “특히 은퇴를 목전에 둔 이들에게 자산 재배치는 더욱 중요하다”며 “주식시장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현금 보유로 5~7년 정도 현금 보유 능력을 확보해 주식시장의 폭락에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