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 불안, 교회·성당 등 모습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의 집회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보는가 하면 성수 없이 미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교회는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보러 온 신도들로 가득 찼으며 무대 위에서 찬송가를 부를 합창단도 상당수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신도 황모(61)씨는 “38년째 주일(일요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이번 주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걱정도 됐지만 예배는 해야 하니 왔다”고 말했다. 이날 안내 봉사자들은 예배당 안을 돌다 드물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띄면 마스크를 나눠주고 예방 수칙을 상기시켰다.
교회는 전날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배드리고 악수를 눈인사로 대신하기로 했다”는 공지를 신도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교회 측은 “병원 등으로 직접 신도를 찾아가는 ‘신방’도 지난주부터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높은뜻 광성교회는 신도들에게 기침과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질병관리본부로 연락해 상담을 받고 당분간 집에서 ‘유튜브 예배’를 보라는 안내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서울 강남구 우리들교회 신도 1,000여명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침 예배에 참석했다. 휘문고등학교에 마련된 예배당은 1층과 2층 모두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고, 아기를 안고 온 부모나 아이들 역시 적지 않았다.
명동성당과 여의도성당도 이날 오전 미사를 위해 찾아온 신도들로 꽉 찬 가운데 명동성당은 가톨릭교 미사 참례 전에 손끝에 묻혀 성호를 긋는 데 쓰는 성수(聖水)를 이날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신자들은 입구에 마련된 손 세정제로 소독을 하고 대성당에 입장했다.
매주 명동성당을 찾는 송모(63)씨는 “성수는 미사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이걸 생략한다는 건 큰 변화”라고 놀라워했다.
여의도성당 미사에 참석한 황모(58)씨는 신종코로나에 대해 “성당을 찾은 사람들 수가 평상시와 다르지 않다”면서 “다만 성체(聖體·빵의 형태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 의식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들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성당은 의자마다 비치돼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성가집도 한시적으로 치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교나 기도 중에는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잡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