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의 링크에 풀·스파·숙박시설 등 갖춰
시속 150마일 질주 즐기며 가족들과 시간 보내
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지에 속속 들어서
가입비만도 수십만 달러인 ‘고액 틈새시장’
시속 240마일까지 밟았던 인디카스 시절이 저물기 시작하면서 힐리오 카스트로네베스는 컨트리클럽에서 긴장을 풀 수 있길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드라이브는 페어웨이 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마이애미에 세워진 자동차를 위한 새로운 컨트리클럽은 속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카스트로네베스는 “내 커리어가 끝나면 뭘 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친구들과 레이스트랙 주변에서 어울릴 것이란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레이스에서 3번 우승했으며 수백만 달러를 상금으로 벌어들였다. 그는 “보트를 좋아하지만 나를 위한 건 아니다. 골프도 좋아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다. 내가 아주 잘 아는 것은 자동차를 모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에는 링크들이 아주 많지만 프라이빗 칸쿠어(Concours) 클럽은 전국의 몇 개 안 되는 자동차 클럽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런 클럽의 취지는 빠르게 자동차를 몰고 싶은 욕구와 가족 액티비티를 결합하는 데 있다. 클럽들은 풀과 스파, 식당,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 광들을 위한 골프 클럽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칸쿠어 같은 클럽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여섯 자리 가입비에 다섯 자리 연회비가 보통이다. 물론 이곳에는 수십만 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자동차들이 있다. 칸쿠어 클럽의 아이디어는 북쪽 지역의 겨울을 탈출하자는 데서 탄생했다. 부동산 투자가로 클럽 창립자인 닐 게하니는 “5년 전 나는 마이애미 사우스비치의 내 콘도에서 앉아 밖에 수많은 종류의 자동차들이 있는 걸 봤다. 그때 자동차를 위한 클럽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이애미 비치 서쪽 14마일에 소재한 오파 록카 프라이빗 에어포트 안에 있는 클럽은 건설하는데 지금까지 7,000만 달러가 들어갔다. 창립 멤버는 40명으로 이들은 35만 달러의 가입비를 냈다. 연회비는 없다. 클럽은 최근 100개의 멤버십을 추가로 내놓았다. 가입비는 15만 달러, 연회비는 3만5,000 달러이다. 클럽은 전체 멤버십을 200개로 제한할 계획이다. 게하디는 “마치 매스터스가 열리는 어거스타처럼 회원들이 행우이라 여기게끔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컨트리클럽과 레이스트랙을 구분해 주는 것은 부대시설들이다. 자동차 자랑을 하고 싶어 하는 부유한 자동차광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배우자들과 자녀들을 위한 곳이기도 하다. 트랙에 더해 칸쿠어 클럽은 7,000 평방피트의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클럽하우스에는 마이애미의 유명 셰프인 브래드 킬모어가 운영하는 식당도 들어설 예정이다. 트랙 안쪽에는 풋볼구장 크기의 그늘 구조물이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레이싱의 굉음을 줄기며 식사를 할 수 있다. 레이스카를 수리하고 세차와 디테일링도 할 수 있는 1만1,000 평방피트 크기의 그라지도 있다.
마이애미 클럽은 다른 트랙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외곽의 써멀(Thermal) 클럽은 450에이커 부지에 4개의 트랙을 갖고 있다. 또 2개의 식당과 BMW 성능시험 운전학교도 있다. 클럽에는 하룻밤 묵을 수 있는 48개의 방갈로와 레이스트랙을 내려다 볼 수 있는 268개의 주택 부지가 있다. 가입비는 8만5,000달러이고 회비는 1,200 달러이다.
애틀랜타 모토스포츠 팍은 두 개의 레이스 트랙과 1개의 카트 레이싱을 위한 트랙이 있다. 리조트 풀과 컨퍼런스 센터, 야외 조리시설과 퍼팅 그린 등을 갖추고 있다. 칸쿠어가 그렇듯 멤버십에는 순위가 있다. 10명의 창립 멤버 그룹은 가입비로 20만 달러를 냈다. 현재 탑 멤버십은 180일의 트랙 타임에 5만 달러를 낸다. 밑으로는 60일에 1만 달러까지 있다. 카트 멤버십은 2,500달러다. (월회비는 1인당 150~225달러이다. 하루 사용료는 30달러이다.)
이런 클럽들의 원조는 일리노이 졸리엣의 아우토반 클럽이다. 창업자인 마크 바소는 “자동차를 타러 주말에 사라지면 곤경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컨트리클럽에 가족을 데리고 오면 그런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같이 어울리다가 골프를 치기 위해 몇 시간만 사라지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우토반은 일리노이 중북부의 싼 부지 덕을 많이 봤다. 이곳의 토지가격은 팜스프링스와 애틀랜타 혹은 마이애미보다 훨씬 싸다. 이 때문에 가족친화적인 시설을 충분히 지을 수 있었다. 풀 멤버십은 4만 달러이며 연 회비는 5,250 달러이다.
골프클럽들과 달리 이런 클럽들에는 소음과 속도 등에 제한이 있다. 너무나도 분명한 이유로 음주 역시 그렇다. 회원들은 다른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하이스피드 주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 거주하는 카스트로네베스는 인디카 시리즈에서 29위에 랭크돼 있다. 그는 인디카 레이스에서 시속 240마일까지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컨트리클럽에서는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최고 150마일 정도로 달린다.
클럽에는 부동산도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써멀 클럽 회원들은 부지를 구입해 5년 안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클럽 창립자인 팀 로저스는 밝혔다. 부지는 75만 달러에서 90만 달러까지며 8,000 평방피트 주택을 짓는 데는 약 300만 달러가 들어간다. 칸쿠어는 6대에서 12대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그라지 62개를 짓고 있다. 월 렌트비는 2,500~5,000 달러이다.
클럽은 1만5,000평방피트의 빌라들도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400만 달러에서 600만 달러까지이다. 20대의 자동차와 와인 셀러, 극장과 풀 등을 수용하고 갖출 만한 공간이 있다. 애틀랜타 모터스포츠 팍의 책임자인 제러미 포터는 25개의 렌트용 그라지를 갖추고 있다며 585명의 회원들을 위해 135채의 주택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럽 창립자들은 이곳에서 사는 게 너무 시끄러울 것 같다는 지적에 발끈한다. 게하니는 “나는 이것을 소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고액의 틈새시장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멘탈리티다. 에어로 그룹의 경영자인 찰스 바지는 30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며 달려왔다. 2년 전부터 그는 애틀랜타 모토스포츠 팍에 초현대식 그라지를 짓고 있다. 그가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것으로 즐기자는 결심을 한 시기다. 종업원들에게 지분을 팔면서 점차 일상적인 경영에서 손을 떼고 보트타기와 레이싱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 “하루 동안 레이싱 교육을 받았는데 여기에 푹 빠졌다”며 “빠르게 자동차를 몰아본 적은 있지만 레이싱 트랙에서의 경험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에서 내릴 때 내 심장은 뛴다”며 ”이것은 신나는 일이고 마치 마약과도 같다”고 레이싱의 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원들과 얘기해보면 한결 같이 골프를 해봤지만 너무 느려서 여기에 빠지기가 힘들었다고들 말한다. 이들에게는 빠른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것이 골프카트를 이길 것은 자명하다. <By Paul Sulliv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