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법률고문
서로 책임 전가 내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국면에서 백악관이 탄핵 대응을 놓고 때아닌 내분에 휩싸였다. 탄탄한 방어 전선을 구축해도 모자랄 때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이 대척점에 서서 갈등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은 모양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의 일관성 없고 양분된 탄핵 조사 대응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위 참모인 이들 두 사람의 ‘웨스트윙(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관) 전투’에 의해 격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지저분한 충돌이 이번 주 공개청문회 국면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멀베이니 대행은 참모들에게 민주당의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멀베이니 대행이 국장을 맡았던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이러한 지시를 따르며 그의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멀베이니 대행 측에서는 시펄론 법률고문이 정부 당국자들의 탄핵 조사 증언 참여를 막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반면 시펄론 법률고문 쪽에서는 멀베이니 대행이 상황을 더 꼬이게 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멀베이니 대행이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가 민주당에 대한 수사 압박 차원이었다는 발언을 내뱉으면서 수세국면을 더욱 ‘설상가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펄론 법률고문은 비서실 쪽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정작 멀베이니 대행 측은 백악관 법률팀으로부터 관련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WP는 “멀베이니 대행과 시펄론 법률고문 모두 이러한 격랑의 시기에 백악관을 통솔해본 풍부한 경험이 없긴 마찬가지”라며 백악관 내 균열 양상이 탄핵 조사에 대한 취약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