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대학생 수백명
새벽 서둘러 빠져나와
UCLA 모든 수업 취소
LA 전역 재 날리고 매캐
LA 최고 부촌 가운데 한 곳이 벨에어와 브렌트우드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28일 새벽 세펄베다 패스에서 시작한 ‘게티 산불’로 총 7채의 주택이 불에 타고고 600에이커가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 지역에 거주하는 1만 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피를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유명인들도 서둘러 대피
LA 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와 LA 레이커스 간판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연방상원의원 등의 저택이 위치한 지역에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실제로 르브론 제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산불로 인해 긴급하게 가족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머물 곳을 찾고 있는데 운이 없는 것 같다”고 긴박한 대피 상황을 알렸고 이후 다시 “머물 곳을 찾았다”고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학교·대학들도 비상
산불 발화 인근에 위치한 마운트 세인트 메리 대학 학생들도 새벽에 산불을 피해 서둘러 몸을 피했다. 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450여명의 학생들은 산불이 힐탑 캠퍼스로 번지자 새벽 2시30분부터 여행용 트렁크와 백팩에 짐을 챙겨 번디 드라이브를 따라 급히 대피했다.
이날 새벽 학생들이 긴급하게 대피하자 일대를 지나는 차량들이 학생들에게 차편을 제공하는 등 도움을 제공하는 광경도 목격됐다.
고온건조한 강풍을 따라 산불이 계속 확산되자 이날 UCLA 측은 28일 캠퍼스 전역의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UCLA 측은 산불이 캠퍼스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대기 오염 및 도로 폐쇄 등으로 학생 및 교직원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 이날 하루 수업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LA 곳곳 산불 연기로 매캐
샌타클라리타에 이어 웨스트 LA 지역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연기와 재가 공기 중에 날리면서 LA 전역의 대기질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한인타운에서도 매캐한 연기 냄새로 한인들이 고통을 겪었다.
LA 카운티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은 남가주 곳곳에 산불이 발생하면서 심각하게 오염된 대기질로 인해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보건당국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 재, 그리고 그을음 현상이 바람을 타고 시 전역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에 산불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들의 경우 마스크를 쓰거나 노약자나 임산부 등 취약계층들의 경우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산불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가스와 수증기, 작은 입자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작은 입자들은 특히 눈과 호흡기관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두통과 기관지염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