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가정은 가을만큼 바쁜 계절이 없다. 자녀는 진학할 대학을 선택해야 하고 부모는 학자금 지원 신청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자금 지원을 신청할 때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주택 보유자의 경우 주택 에퀴티가 학자금 지원 신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원 대학과 학자금 지원 신청서별로 주택 에퀴티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거의 모든 대학이 요구하는 ‘무료 연방 학자금 보조 신청서’(FAFSA)의 경우 부모가 보유한 부동산의 에퀴티와 관련된 내용을 묻는 항목이 없다.
그러나 유수의 사립 대학을 포함, 수백 여개의 대학에서는 자체 장학금 지원을 위한 ‘대학 장학금 지원 개요서’(CSS Profile)를 요구하는데 이 신청서에는 부모 보유 부동산 에퀴티 내역을 묻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어 신청서 작성 시 주의가 필요하다. 부동산 에퀴티 내역과 관련된 항목에는 부동산 구입 금액, 구입 연도, 현재 시세, 대출 잔액 등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CSS 프로파일을 요구하는 대학 중 부모 보유 부동산 에퀴티를 전액 적용하는 대학도 있고 아예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신청 대학별 에퀴티 적용 비율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보스턴 칼리지의 경우 에퀴티 금액을 100% 적용하는 반면 스탠포드 대학의 경우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넬 대학의 경우 에퀴티 금액 중 가구 연 소득의 1.5배까지만 적용해 신청 학생의 장학금 금액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코넬 대학은 부모가 보유한 부동산의 에퀴티가 약 80만 달러지만 연 가구 소득이 20만 달러라면 에퀴티 금액으로 30만 달러만 적용한다.
대학 측이 부동산 에퀴티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부모가 부동산 담보 대출을 통해 자녀의 학자금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대신 에퀴티 자료 검토를 통해 부모의 자녀 학자금 지원 능력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부동산 에퀴티 및 기타 자산 가치가 높을수록 학자금 지원 능력도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데 일반적으로 에퀴티 금액의 약 5%를 학자금 지원 능력으로 평가하는 대학이 많다.
앞서 예를 든 코넬 대학의 경우 30만 달러에 해당하는 에퀴티 금액을 적용, 부모가 연간 약 1만 6,500달러의 학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부동산 외에 다른 자산 내역을 요구하거나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형제가 있는 경우 에퀴티 금액 적용 공식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대학별로 문의해야 한다.
주거용 주택 외에도 휴가용 주택 또는 투자용 2차 주택을 보유한 경우 학자금 지원 신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SS 프로파일은 물론 FAFSA도 휴가용 주택과 투자용 2차 주택을 부동산 자산에 포함시켜 관련 에퀴티 내역을 요구한다. 주거용 주택 내 침실과 같은 일부 공간을 가족이 아닌 세입자에게 임대한 경우에도 관련 수입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학자금 지원 신청 전 투자용 2 차 주택 처분으로 발생한 소득이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 이 금액 역시 대학 측에 의해 부동산 에퀴티로 간주될 수 있다.
주택 에퀴티 담보 대출을 통해 자녀의 학자금을 마련할 때도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줄리 그로스 대학 학자금 컨설턴트는 학자금 마련 목적의 경우 ‘일반 주택 담보 대출’(Home Equity Loan)보다는 ‘주택 담보 신용 대출’(HELOC: Home Equity Line of Credit)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일반 주택 담보 대출의 경우 미 사용 대출액이 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어 대학 장학금 신청 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HELOC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약 5.5%로 매우 낮은 점과 일부 은행의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점도 HELOC을 통한 자녀 학자금 마련이 유리한 점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