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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칼럼니스트·수필가 권명오

지역뉴스 | 인물·인터뷰 | 2019-10-05 16: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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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분열 '큰 일' … 침묵 보단 합의 노력 필요" 

 

작년 5월부터 본보에 연재되고 있는 수필가이자 칼럼니스트 권명오 씨의 자전적 에세이 ‘코리안 아메리칸 아리랑’이 1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에서의 38년 세월을 주제로 한 1부는 오는 11월을 마지막으로 끝을 맺는다. 2부는 12월 ‘미국 이민 정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시 시작된다. 12월에 연재되는 2부에서는 노 수필가의 미국에서 53년간의 길고도 짧은 인생 스토리가 펼쳐진다. 권 씨는 칼럼니스트, 수필가라는 타이틀 외에도 애틀랜타 한인회 자문위원, 한국학교 고문이사 등으로 한인사회에도 친숙한 원로 인사다. 그를  만나 2부에 소개되는 미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한인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보에 자전적 에세이 '코리아...'

5.18 기고문이 컬럼니스트 계기

"한인회장 선거 이슈 '쉬쉬' 안돼

한인회각 매각, 선거 이슈완 별개"

 

 

▲2부에 실리게 되는 본인의 미국생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1974년도에 취업이민으로 미국에 왔다. 1부에서 소개됐 듯 한국에서는 KBS 연기자로 11년간 연기 생활을 해오다 미국에 가구 기술자로 취업이 돼 부푼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아들 둘, 딸 하나를 데리고 처음 미국에 발을 내딛게 됐다. 2개월간 가구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미국 직장 생활이 참 힘들고 어렵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두달만에 일을 그만두고 지도 하나 가지고 동남부 일대를 돌아다녀 보다 조지아의 더블린이라는 지역에 가발가게를 오픈하게 됐다.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미쳤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당시 직장에서의 처우도 괜찮았던 터라 두 달만에 일자리를 관두고 사업 전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무모한 결정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직접 가게 진열장을 만들고 아내와 함께 운영해서 나름대로 성공을 이뤘다. 그러던 와중 가발가게를 인수하고 싶다던 간호원 부부에게 가게를 판매한 뒤 루이지애나로 이주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도 사업이 성공 해  좀 더 큰 곳에서 좀 더 큰 성공에 대한 욕심이 났다. 그래서 휴스턴으로 이주해 귀국선물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크게 고생했다. 프리마켓 노상에서 물건을 판매하다가 내 물건을 고급몰 내에서 판매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 몰에서도 장사가 잘되니까 더욱 큰 몰에서 가게를 오픈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에 2층에 자리를 얻어 장사를 했다. 그런데 중동 전쟁이 끝나고 석유를 수입하는 것이 더 싸게 되자 정유업계 사람들이  휴스턴 일대를 일제히 떠났다. 이때 많은 사람이 파산하고 떠났는데 나도 이때 몰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존스보로 근방에 세븐마켓을 오픈했고 장사가 잘되면서 이 지역에 자리를 잡게 됐다. 이 인생의 롤러코스터 속에도 여러가지 사연들이 많은데 그 사연들이 2부에 다뤄질 것이다”

 

▲한인 사회에서도 활동을 많이 하신걸로 유명한데

“사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 진출하게 된 계기는 내가 칼럼니스트가 되면서 부터다. 나는 애틀랜타에서 자리를 잡고 연극도 다시 시작하고 있던 와중이었는데 그때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시기였다. 티비나 한인사회 어떤 누구도 이에 대한 언급을 안하길래 내가 비디오로 보고 독자투고로 뉴욕 세계일보 본사에 투고 했는데 그 글이 실리게 되면서 칼럼니스트로서의 인생이 시작됐다.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글을 쓰고 휴스턴에서 사회단체 활동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여러 한인단체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특히 나는 휴스턴에서 한국학교를 창립했던 이사 중 한 명이었는데 덕분에 당시 교장이던 김영숙 전 교장의 남편 김태영 씨의 추천으로 이사일을 하게 됐다. 그리고 연극협회를 창립해 운영 했으며, 한인회에서도 이사로서 일하게 됐다. 나는 한인사회의 좋은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기본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한인사회에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더욱 매진하게 됐던 것 같다”

 

▲바쁜 이민생활에도 자식 농사 잘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신데 비결은?

"많은분들이 여쭤보시는 질문이다. 나는 슬하에 첫째 아들과 둘째 딸, 셋째 아들을 두고 있는데 모두 나름대로 건실히 살아가고 있다. 큰 아들은 푸르덴셜 보험에서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딸은 이 지역 고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막내는 두뇌 정신학과 박사로 하와이에 살고 있다. 나는 인생의 굴곡이 참 많았고 그러다 보니 이사도 많이 다녀 아이들에게 크게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항상 크게 탈선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강조해 왔으며,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해 줄 것이라 믿었다. 이 서로를 향한 믿음과 존중으로 아이들이 잘 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현 분열되는 한인사회… 어떻게 생각하는지?

“먼저 동포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양상이 곳곳에서 목격되는 것 자체가 너무도 안타깝다. 특히나 애틀랜타의 경우 현재 서로 비협조적이고 끼리끼리 노는 듯한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어 슬프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로 인해 이 양상은 더욱 심각해졌다. 나는 시시비비를 가리고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 협동해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동안 큰 분열 없었던 애틀랜타 한인회 관계자들이 현재는 양측으로 갈라져 서로 옳다고 주장하는데 참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큰 화제가 되고 있는 34대 애틀랜타 한인회장 선출건도 그렇다. 선관위 세칙이 한인회 회칙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제기 됐다면 선관위는 이를 듣고 침묵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결정 사항이 합법적임에 대한 증거 자료를 공개하고 합의점을 찾으려 나와야 될 것이고, 현 한인회장은 중립의 입장에서 이를 조율해야 할 것인데 모두가 귀를 막고 눈을 가린 채  쉬쉬하고 있다. 아무 수습, 대책없이 선관위에서 뽑은 한인회장이 한인회를 이끈다면 또 한인회는 찬반으로 나뉘어 분열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한인회는 지역 한인들의 대표 단체다. 누가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듣고 최선의 방향을 찾아나가는 한인회와 한인사회가 되길 바란다"

 

▲한인사회 원로 중 한 사람로서 한인회관 매각에 대한 생각은?

“한인회장 선출건부터 해결하고 나서 매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현 한인회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지금 선출건과 한인회 매각을 한꺼번에 묶어서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는 안될 일이다. 이 둘은 별개의 문제로 기본적인 차기 한인회장 선거에 대해 합의점을 도출해 내고 매각은 그 이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많은 한인분들이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함께 모두가 수긍 할 수 있는 결론이 나왔으면 한다"

 

 

▲앞으로 한인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자세가 아니라 경청하고 수렴하는 것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특히 한인 사회 리더들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는 봉사정신으로 한인들을 위에 발벗고 뛸 수 있기를 바란다. 애틀랜타 한인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한인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에 동참하고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본다"  이인락 기자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칼럼니스트·수필가 권명오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칼럼니스트·수필가 권명오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칼럼니스트·수필가 권명오
각종 한인사회 단체들이 권명오 선생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한 상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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