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입하든 임대하든 지에 상관없이 살펴봐야 할 조건이 셀 수도 없이 많다. 건물 구조, 가격대, 지역 조건 등 웬만한 조건은 선택이 가능하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조건이 하나 있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마음에 안 든다고 내보낼 수 없고 마음에 드는 이웃을 옆집으로 이사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옆집에 어떤 이웃이 사는지에 따라 주거비를 더 지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세대별로 지출 의향이 있는 금액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인터넷 부동산 매체 ‘하우징 와이어’(Housingwire)가 주택 임대 매물 정보 업체 렌트닷컴이 다세대 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옆집 이웃을 선택할 수 있다면 주거비로 월평균 약 179 달러를 추가로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단독 주택 거주자들은 이보다 조금 낮은 월평균 약 157 달러의 주거비를 더 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대별로는 이웃 프리미엄 금액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향후 주택 시장을 주도할 수요층으로 떠 오른 밀레니엄 세대의 경우 이웃 프리미엄 금액으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높은 월 약 203 달러를 지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부모 세대인 X세대의 이웃 프리미엄 금액은 월 약 145 달러로 밀레니엄 세대보다 조금 낮았고 조부모 세대인 베이비 부머 세대의 경우 월 약 45 달러로 이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선호하는 이웃으로는 자동차 배터리 충전을 부탁할 수 있는 이웃, 여행 중 우편물을 대신 받아줄 수 있는 이웃, 필요시 수퍼마켓에서 물품을 대신 구매해줄 수 있는 이웃 등 주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웃들로 조사됐다. ‘부동산 공정 거래법’(Fair Housing Act)에 따라 인종, 종교, 출신 국가, 가족 신분, 장애, 성별 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는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한 곳에서 거주 기간이 길수록 이웃과의 관계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집에서 평균 약 8.3년 이상 거주한 응답자들은 이웃과의 관계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평균 거주 기간 6.5년 미만의 응답자들은 주변 이웃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평균 거주 기간 약 6.9년이 되어서야 ‘만족’ 또는 ‘불만족’도 아닌 중립적인 관계로 바뀌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월 임대료가 700달러 미만인 세입자들 사이에서 이웃과의 불만족도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렌트닷컴 측은 “이웃과의 만족도는 반드시 임대료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거비가 비교적 낮은 시골 지역 거주자들의 이웃과의 만족도가 도시 거주자들에 비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시골 지역 거주자의 경우 커뮤니티 공동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웃 간 접촉이 잦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시골 지역 거주자 중 이웃과 관계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약 75%로 도심 외곽 지역 거주자(약 67.2%), 도심 거주자(약 64.3%)에 비해 높았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