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글로비스 골든레이호 구조 후일담
처음엔 생존자 여부 확신 못해
소리 확인 뒤 구조 본격 개시
길이 200M 선체서 생존자 찾기
"점들을 연결하는 것 같았다"
브런즈윅 해상에서 전도된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갇힌 4명의 한국인 선원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는 미국 해안경비대의 역할이 매우 컸다.
선체 내부에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확인한 뒤 밤새 고립된 4명과 선체를 두드려 반응을 보는 '태핑'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전문가들과 선원들을 동원해 정확한 고립 지점을 파악해냈다.
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안경비대는 사고 직후인 8일 새벽 배 밖에 나와 있던 20명을 구조했지만 선체에 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의 구조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우선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내부 화재로 인한 연기와 불꽃의 위험성이 있었고 배에 실린 4천 대의 차량 중 일부가 떨어져 구조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해안경비대는 남은 4명의 생사 확인 작업을 진행했고, 8일 오후 6시께 배 내부에서 뭔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선내에 있는 차량이 배와 충돌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해안경비대는 이후에도 배를 두드려 내부 반응을 살피는 작업을 밤새 계속했고, 9일 새벽에는 누군가 살아 있음을 암시하는 반응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해안경비대는 헬기를 동원해 구조대원과 물자를 배 위로 실어나르며 소리가 나는 지점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길이가 200m 넘는 선체에서 정확한 지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 전문가들을 동원한 것은 물론 먼저 구조된 한국인 선원들의 도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경비대는 이를 통해 선미의 바닥 근처의 프로펠러와 가까운 선실에 3명이 모여 있는 것을 파악한 뒤 이곳에 작은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이윽고 한국인 선원의 통역 도움을 받아 4명 중 3명이 생존한 것을 직접 확인했고, 이들을 통해 나머지 1명도 다른 곳에 생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안경비대는 이후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추가로 구멍을 뚫었고, 이곳을 통해 사다리를 내린 뒤 선원 3명의 구조에 성공했다. 엔지니어링 칸 강화유리 뒤편에 있던 나머지 선원 1명은 별도의 작업을 통해 구조했다.
리드 대령은 거대한 선박에서 정확한 구출 지점을 찾아내는 작업에 대해 "점들을 연결하는 것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골든레이호 고립 마지막 선원 구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