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톨릭 신자 3명 중 2명은 성체(Eucharist)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이라는 성당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톨릭의 가장 중요한 기본 교리 중 하나인 ‘화체설(Transubstantiation)’을 부인한 것이어서 교계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화체설은 미사의 성찬 전례 때 먹는 떡과 포도주가 사람이나 물건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성스럽게 하는 행위인 축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살과 피로 변화되는 것을 일컫는다.
퓨 리서치 센터가 올해 2월 조사를 실시해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는 미국 가톨릭 신자 가운데 성체 축성을 통한 화체설을 믿는다고 답한 비율은 31%였다. 성당의 교리교육과 상관없이 무조건 믿는다는 비율은 3%에 불과했다.
나머지 69%는 성체가 단순히 상징적인 것을 의미할 뿐이고 실제로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가톨릭 국가가 많은 히스패닉 신자들은 백인보다 믿는 비율이 오히려 낮았고, 학력이 낮을수록,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화체설을 믿는 비율이 더 낮았다.
가톨릭 교계는 화체설이 가톨릭 신앙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는 성당의 기본 가르침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종을 울린 셈이라고 반응했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