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만큼 깊어 푸르고
먹구름 같은 근심을 풀어
하얗게 물거품질하며
옥색 심연을 향해 늠름히 출렁이는
그 바다로 가자
모래밭에 숨겨진 석영 같은 소망
유리벽 속 세상에 질식하기 전
지평선 저 끝까지 열어주어
희망의 숨통을 확 트이게 하는
그 바다로 가자
사람 사이 겹겹이 쌓인 고독이
바위 같은 영혼을 끊임없이 철석이며
갈매기 울음으로 슬픔을 토해내도
고동 같은 귀 기울여 묵묵히 들어주는
그 바다로 가자
아파도 통곡하지 못하는
얼룩지고 패인 조가비 속내 같은 고립
절벽 사방에 물보라로 흩어 날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해지는
그 바다로 가자
살아서 울컥거리는 그리움
가슴에서 호명해 내어
성난 파도로 목놓아 소리쳐도
흔적 없이 썰물로 쓸어가 잔잔해지는
그 바다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