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이자율 쇼핑’없으면
낮은 이자율‘그림의 떡’불과
모기지 이자율이 또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심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채권 시장으로 몰리며 모기지 이자율을 끌어내렸다.
경제 매체 CNBC가 모기지 및 부동산 정보 업체 ‘모기지 뉴스 데일리’(Mortgage News Daily)의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은 전국 평균 약 3.7%(8월 2일 기준)로 2016년 11월 이후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모기지 이자율은 8월 둘째 주에도 하락 행진을 이어가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 약 3.6%(8월 8일 기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채권 수익률이 당분간 추가 하락할 전망이어서 채권 수익률 변동에 영향을 받는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재융자 혜택의 폭은 더욱 커졌다.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 데이타 앤 애널리틱스’(Black Knight Data and Analytics)는 8월 첫째 주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30년 고정 모기지 보유 주택 소유주 약 820만 명이 재융자를 통해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보다 약 0.75% 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 들어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이미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탔다.
이자율이 만약 현재보다 약 0.125% 포인트만 더 떨어질 경우 약 150만 명에 달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 실시로 혜택이 기대되는 그룹에 추가 편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반대로 이자율이 약 0.125% 포인트 상승할 경우 약 130만 명에 이르는 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
블랙 나이트 데이타 앤 애널리틱스의 벤 그래보스키 대표는 “최근 이자율 하락폭을 감안할 경우 잠재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능력이 약 15% 향상되는 효과가 발생했다”라며 “평균 주택 가격 기준 지난해 가을 구입자보다 주택 구입 금액으로 약 4만 5,000달러를 더 지불할 수 있는 능력에 해당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보스키 대표는 또 “이자율 하락에 따른 주택 구입 여건 개선 효과로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 현상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다시 찾아온 재융자와 주택 구입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이자율 쇼핑’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그러나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패니메이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자 중 약 3분의 1가량은 ‘이자율 쇼핑’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일반 제품 구입 시 매우 깐깐하게 비교하는 것과 달리 모기지 이자율 쇼핑 시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덕 던컨 패니메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작업이 복잡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라며 “이자율, 수수료, 포인트 등 대출 비용을 결정하는 요인이 다양하고 대출자의 재정 상황에 따라서도 대출 조건이 다르게 제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모기지 대출 상품을 직접 비교하지 않고 주변인에게 소개를 부탁하거나 전에 대출을 받았던 기관을 상대로 다시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자율 및 수수료와 같이 대출 비용을 직접 결정하는 조건보다는 대출 기관의 고객 서비스와 같은 기타 조건을 중시하는 대출자가 많아 이자율 하락으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이자율 쇼핑’에 소홀하면 낮은 이자율의 혜택을 받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