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억양 흉내 등
인종차별 발언에 분노
재선가도 캐스팅보트로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하는 한인 어맨다 버그는 최근 한 뉴스를 보고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내고,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식 발음을 따라 했다는 뉴욕포스트 보도였다.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이 자신에게 아시아인의 신체적 특징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인 ‘눈 찢기’ 동작을 하고, 억양을 흉내 내며 놀렸던 장면이 떠오른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원래 그런(차별적인) 언행을 하는 성향인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며 “공개적으로, 더욱 차별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허용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인종차별적 언행으로 여겨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인 흉내’는 민주당원인 버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지난 20년간 아시아계인 투표 연령 인구는 배 이상 불어났다.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1998년 430만명이던 아시아계 유권자 수는 2018년 1,11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중 다수는 민주당 성향을 보인다. 과거 공화당 성향을 가졌던 아시아계 일부도 2016년께 민주당으로 돌아섰다고 UCLA 내털리 마쓰오카 교수는 분석했다.
마쓰오카 교수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라틴계 이민자들과 더불어 선거 후보들에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네바다나 버지니아처럼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합주’에서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캐스팅보트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쓰오카 교수는 여전히 일부 아시아계가 이념적·종교적 이유로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없던 일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