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입양고아 출신
명품 차·시계로 재력 과시
연방법원 18년 징역형 선고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을 상대로 약800만 달러대의 사기극을 벌인 40대 남성이 18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앤서니 기그낵(48)은 자신을 사우디 왕자로 사칭해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로 지난 2017년 연방검찰에 체포된 뒤 전날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으로부터 18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NYT에 따르면 기그낵은 1977년 미시간주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콜롬비아 고아 출신이다. 그는 자신이 사우디의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인 것처럼 행세했다. 칼리드 왕자는 79세의 사우디 메카 주지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그낵은 롤렉스 시계와 카르티에 팔찌 등 명품으로 치장하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있는 펜트하우스 출입문 벨에 '술탄'(sultan)이라는 라벨을 붙였다.
가짜 외교관 번호판을 단 페라리를 몰고 백화점을 방문, 한 번에 수천 달러어치를 쇼핑하는 씀씀이도 보였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는 비싸게 치장한 애완견 치와와 사진은 물론 물론 현금다발과 '나의 아버지'라는 설명을 붙인 사우디 왕족의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다.
국무부 외교경호실(DSS)의 가짜 배지를 구입해 자신의 경호원들에게 착용하게 하고, 명함에는 '왕자', '술탄' 등을 새겨넣었다. 투자자들에게는 사우디 왕족에 대한 의례라면서 고가의 선물을 요구하기도 했다. 모두 사우디 왕자로 사칭하고 재력이 있는 것처럼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기그낵은 존재하지도 않은 아일랜드의 제약회사와 몰타의 카지노 투자 명목 등으로 수십명의 투자자들로부터 800만 달러 이상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행각으로 모은 돈의 상당수는 호화생활을 위해 썼다.
2017년에는 마이애미의 한 럭셔리 호텔 측에 4억4천400만 달러에 호텔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고, 두바이 은행이 자신에게 6억 달러 대출을 약속했다는 위조 서류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상히 여긴 호텔 측이 보안회사를 고용, 조사에 들어가면서 기그낵의 사기 행각은 드러났고 연방검찰의 수사로 이어지면서 그는 체포됐다.
기그낵은 사우디 왕자를 사칭한 각종 혐의로 그동안 총 11차례나 체포돼 수감생활을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