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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살 수 없던 ‘버킨 백’ 온라인서 재판매 붐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4-13 17: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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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에르메스 버킨(Hermes Birkin)은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핸드백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르메스 버킨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핸드백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 귀한 핸드백을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구매를 허락받는지 등을 둘러싼 온갖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가방을 사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마침내 핸드백을 손에 넣은 극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은 마치 국가비밀이라도 되는 듯 자기들끼리 쉬쉬하며 내부자로서의 신분을 공고히 하곤 했다.

그러던 중 생겨난 것이 패션 재판매 시장이다. 중고 판매 혹은 위탁 판매 사이트이다 

예를 들면 마이애미에 있는 프리베 포터(Prive Porter). 프리베에는 연중 어느 날이건 거의 80개의 최신형 에르메스 버킨 백을 보유하고 있다. 신상품이나 다름없게 본래의 상태를 깔끔하게 유지한 에르메스 버킨을 마우스 한번 클릭하거나 모바일 기기 한번 툭톡 치면 구매가 가능한 것이다. 

플로리다 남부 야자수 줄지어선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프리베 포터는 5년이 채 못 되는 기간에 6,000만 달러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누구든 구매를 원하면 그리고 돈이 있으면 구매가 가능하고,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래를 한다고 프리베 측은 말한다.

전자 상거래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으로 호화 상품, 소위 명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들 명품 재판매 사이트를 빈번하게 찾으면서 1만 달러를 호가하는 에르메스 백들이 활발하게 팔리고 있고, 이런 회사는 프리베 포터만이 아니다. 

182년 역사의 에르메스 핸드백을 위탁 판매하는 사이트 중 리얼리얼(RealReal)의 경우, 300개 이상의 버킨 백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는 구하기 힘들다는 짙은 색 악어가죽 버킨 그리고 눈부시게 밝은 빨강 버킨도 있다.

인기 운동화들 재판매 사이트로 알려졌던 스탁X(StockX) 역시 핸드백을 추가해 취급 품목을 확장하면서 인기 최고의 에르메스 핸드백들을 매물로 확보했다. 현재 스탁X는 에르메스 백 235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 리백(Rebag) 르프리(LePrix) 백헌터(Baghunter) 베스티에어 컬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등 재판매 사이트들이 있고 에르메스만 판매하는 제인 파인스(Jane Fines) 등 사이트들이 있다. 소비자들로 볼 때는 과거 거의 신화적인 핸드백들을 이제는 훨씬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투자연구 및 관리 회사인 번스타인에서 사치품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인 루카 솔카는 현재 100만개가 넘는 버킨 백이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버킨을 갖고 싶어 하던 소비자들에게는 대단히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버킨이라는 명품 이미지와 매력이 다분히 희소성에 근거해 만들어진 것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시장에 많이 널려 있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희소성에 끌려서 그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차치하고 말이다, 명품의 가치와 매력을 희석시키거나 떨어트릴 위험은 없는가.

어쨌든 이제까지 에르메스 만큼 사치품의 최정상을 차지하고, 무슨 수를 쓰더라고 손에 넣고 싶어 안달을 하게 만든 상품은 없었다. 버킨 하면 그게 바로 신분을 말해준다. 사실상 로고도 들어가 있지 않은, 최고급 송아지 가죽 백인 버킨은 1984년 처음 출시되었다. 그 3년 전인 1981년 에르메스의 장-루이 뒤마 회장이 비행기 안에서 배우 제인 버킨을 만난 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뒤마 회장은 2010년 사망.)

이후 35년 동안 버킨은 액세서리로서 더 할 수 없이 유명해졌는데, 이유 중 하나는 갖고 싶어도 손에 넣기가 너무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 소문에 의하면 대기자 명단이 있었다. 에르메스의 어느 매장에서건 고객이 버킨에 대해 문의를 하면 이름이 명단에 올랐다.

베벌리힐스 에르메스 본점에서 매장 디렉터로 일했던 조나단 리머는 버킨의 희소성을 수요와 공급의 문제로 파악한다. 버킨 백을 갖고 싶어 하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넘어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가 않다. 

리얼리얼의 창업자이자 CEO인 줄리 웨인라이트는 에르메스 백을 넉넉하게 공급하고 있다. 비결은 전 세계 각 가정에 있는 백들을 끌어낸 것이다. 

프리베 포터를 창업한 제프 버크는 최신 버크 핸드백들을 계속 확보하는 비결로 에르메스 VIP 고객들과의 긴밀한 네트웍 덕분이라고 말한다. 돈 생각하지 않고 물건을 사들이는 이들 단골은 에르메스 판매직원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버킨 신상품이 나왔다 하면 직원들이 바로 이들에게 알리며 구매 제의를 한다.

그러면 많은 수는 색상이나 크기, 가죽, 혹은 장식 등이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일단 사고 본다. 대개는 혹시라도 남들은 갖고 있는데 나만 못 가지면 어쩔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그리고는 핸드백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프리베 포터로 가져와서 팔거나 다른 백과 바꾼다. 

명품 브랜드와 재판매 사이트들은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 이들 사이트가 소비자들을 큰 부담 없이 명품의 세계로 인도하고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고가의 핸드백에 투자할만하다는 믿음을 준다. 다시 말해 큰돈 들여 산 후 나중에 싫증이 나도 되팔 수 있는 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를 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명품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희귀성에서 가치를 찾는 명품 브랜드들은 이제까지 전자 상거래 진출에 소극적이었을 뿐 아니라 자사의 최고품들에 대해서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았다. 이런 식의 공급 조절이 이제는 무너진 셈이다. 

재판매 사이트들이 보유한 버킨 백은 이제 수적으로 에르메스 매장 상품들을 넘어서면서 게임이 바뀐 것이다. 

공급이 늘어나자 버킨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리얼리얼의 경우 버킨 백을 찾는 고객들은 지난 3년 사이 7.5배 이상 증가했고, 판매는 거의 세배 뛰어올랐다. 

에르메스 본사의 수지타산도 나쁘지 않다. 최근 공개된 2018년 수익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총수익은 10.4% 늘어 67억 달러를 초과했다. 

프리베 포터의 버크 사장은 “1만2,000달러짜리 에르메스 백을 사달라며 1만9,000달러를 지불하는 수집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완전 신상품을 웃돈을 주고라도 사려는 것이다. 이들 손에 넣기 어려운 핸드백을 위탁 판매하는 사람들은 다시 또 구매자가 되기도 하니 모두가 행복한 순환 구도라고 그는 말한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던 ‘버킨 백’ 온라인서 재판매 붐
돈 주고도 살 수 없던 ‘버킨 백’ 온라인서 재판매 붐

명품 중의 명품 에르메스 핸드백들이 뉴욕의 리얼리얼 전시장에 배열되어 있다. 리얼리얼은 고객들이 맡긴 에르메스 백들을 위탁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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