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몰아닥친 불경기 술 덕분에 이겨내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3-15 21:21:34

와인,스포츠트레이딩,카드투자,불경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유명 버건디 와인 가격 지난 5년새 무려 105% 급등

수퍼보울 MVP 탐 브래디 신인시절 카드 40만달러

희소성·유행·거래 타이핑 등 제안 요건 맞아야 목돈

이벤트 및 조명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벤틀리 미커는 금융위기로 인한 불경기가 몰아닥친 지난 2009년만 해도 4,500병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을 소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황으로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그는 쓰린 가슴을 안고 와인을 경매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의 품을 떠난 와인이 1,500명이나 됐고 시가로는 30만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덕분에 회사가 버틸 힘을 얻었습니다. 불경기의 충격을 줄일  힘을 강화시킬 수 있었고 회사의 주요 스탭들을 잃지 않았어요.”

수집용 투자 자산에는 부동산, 주식과 채권, 금이나 예술품, 고급 자동차 만 있는 게 아니다. 와인, 위스키, 동전,  스포츠 트레이딩 카드 등이 망라된다. 하다 못해 라이터, 벨트 버클부터 물론 죽은 사람의 말린 머리까지 거래된다. 

물론 이런 수집품을 모으는 데는 많은 돈과 시간이 요구된다. 합법적인 거래인가 하는 문제는 거래되는 시장에 달렸다. 거래 품목에 따라 이베이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만 팔거나 살 수도 있고, 아니면 초고가 예술품처럼 품위있게 거래되기도 한다.

시장이 항상 좋은 날만 이어지는 것도 물론 아니다. 어떤 때는 희귀품을 손에 넣으려는 수집가들이 몰려면서 가격이 치솟기도 하고, 그러다가 값이 곤두박질 치기도 한다. 

불경기 시즌에 이런 수집품 투자가 얼마나 성공을 거두냐는 수요와 공급 뿐만 아니라 유행과 인기도에 크게 좌우된다.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 물품의 기원이 어디인지, 심지어 거래되는 타이밍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최상위 품질은 무엇보다도 이런 소장품의 가치를 크게 올려 주는 핵심 요소이다. 예를 들어, 버건디 와인의 가격은 지난 5년 사이에 105%나 급등했다. 고급 와인 1,000종의 평균 상승율 42%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위스키도 금융위기로 인한 불경기 이후 재미를 본 소장품 가운데 하나다. 톱 브랜드인 스코틀랜드산 싱글 몰트 위스키 맥캘란의 경우 60년 산 한 병이 지난해 경매에서 110만달러에 매각됐다. 

지난 1986년만 해도 2만7,000달러에 거래되던 위스키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맥캘란 위스키는 최고급 하이엔드 위스키다. 자동차로 치면 페라리 스포츠카와 비슷하다. 페라리처럼 맥캘란도 양조업체가 성공적으로 마케팅하고 관리한 결과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다.

스포츠 트레이딩 카드도 절대 무시못할 투자 대상이다. 미식축구팀 뉴잉글랜드 페이트리엇 쿼터백 탐 브래디가 신인 시절이던 2000년 시즌 발매된 그의 트레이딩 카드가 바로 지난달 말 40만1,000달러에 거래됐다. 미식축구 트레이딩 카드로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역시 탐 브래디 선수를 담은 카드가 25만달러에 팔린 적이 있다. 

하지만 트레이딩 카드의 선두 주자는 뭐니뭐니 해도 야구카드일 것이다. 1909년도 T206 호누스 와그너 야구카드는 무려 280만달러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카드 상위 500종의 가격 상승폭은 2008년 1월 이후 현재 165%가 상승한 상태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S&P 500 다우지수 상승율 71%를 두 배 이상 뛰어 넘는 수준이다.

플로리다 주에서 보험회사를 운영하는 닉 피오렐라는 브래디 선수의 미식축구 카드 뿐 아니라 1952년도 탑스 미키 맨틀의 야구카드를 경매를 통해 45만달러에 구입했다. 그는 트레이딩 카드 만한 장기 투자처가 따로 없다고 주장한다. 단기 이익을 위해서는 비교적 최근 발행한 카드를 수집하면서 나름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그는 지난해 신인상을 수상한 프로 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팀의 로널드 애쿠나 주니어 선수의 카드 세트를 5만달러에 구입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섯 배는 받고 팔 수 있죠. 하지만 로널드 선수가 이번 봄 스프링 캠프에서 다리라도 부러져 다시는 선수 생활을 못하게 되면 5만달러를 날리는 겁니다.”

다른 수집품도 마찬가지다. 단종된 위스키가 가격이 치솟는 경우가 있다. 공급이 줄면 수요가 느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우선 위스키 자체가 최상급에 속하지 못한다거나, 위스키를 숙성하는 캐스크 통의 문제 등이 생기면 값은 폭락할 수도 있다. 

이런 수집품들이 훌륭한 투자 대상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모든 수집품이 투자 대상이 되는 건 물론 아니다. 지난해 19캐러트 핑크 다이아몬드가 5,000만달러에 거래된 적이 있다. 경매 사상 최고가로 매매된 보석이다. 또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가 소유했던 진주는 두 번째로 높은 3,600만달러에 팔렸다.

그러나 필립스 경매회사의 미국 법인에서 보석 부문 책임자를 맡고 있는 수잔 아벨레스는 “보석은 투자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어떤 패션이 유행하는 가에 따라 시장이 너무 출렁거린다는 것이다. “냉정한 판단 하에 구입하도록 고객을 인도해야 합니다.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보장 못하거든요.” 보석 경매가는 인기나 명성이 직접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돈을 더 올려받으려는 사람들은 경매 대신 개인적인 루트를 통해 보석을 팔기도 한다는 것이다. 

미이라처럼 바짝 말린 사람의 머리도 수집품으로 거래된다. 현재 가장 비싼 것은 1,300만달러를 홋가한다. 희귀한 건 알겠는데 정말 이런 게 그런 값어치가 있을까?

바로 문제의 말린 머리가 보험에 가입된 AIG 보험회사에서 개인투자 부문 국제 책임자로 일하는 로널드 피아마는 희귀성을 강조한다. “가치를 판정하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이제는 더 나올 수 없는 수집품이란 점에서 아주 희귀한 것이죠.” 이런 것도 거래가 이뤄질까? 바이어를 찾기에 달렸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말린 머리가 됐든, 1,000병에 달하는 최상급 와인이든, 트레이딩 카드 뭉텅이가 됐든, 항상 살 사람이 줄을 서는 건 아니다. 벤틀리 미커는 한때 그가 소장한 와인 가치가 100만달러에 달했지만 막상 팔기 시작하려니 40만달러로 쪼그러들었다고 밝혔다. 이때 경험으로 인해 그는 와인 투자에 입맛을 잃었다. 지금은 그저 남은 와인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닉 피오넬라는 다르다. 불경기가 자신의 비즈니스에 불어닥치면 매각할 자산으로 본다. 포트폴리오 가운데 어떤 카드는 가격이 반등할 때를 위해 끝까지 소장할 작정이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의 전설은 변하지 않아요. 다른 선수의 카드야 넘치지만요.” 

몰아닥친 불경기 술 덕분에 이겨내
몰아닥친 불경기 술 덕분에 이겨내

에딘버그 보함스 경매시장에서 1926년산 맥캘란 위스키가 지난해 110만달러에 거래됐다. 

<Andy Buchanan / Getty Image / The New York Times>

몰아닥친 불경기 술 덕분에 이겨내
몰아닥친 불경기 술 덕분에 이겨내

미식축구 스타 탐 브래디 신인왕 트레이딩 카드는 경매에서 40만1,000달러에 팔렸다.             <PWCC / The New York Times>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음란물 게시는 실수"... '오징어 게임2' 트랜스젠더 맡은 박성훈 눈물 사과
"음란물 게시는 실수"... '오징어 게임2' 트랜스젠더 맡은 박성훈 눈물 사과

'오징어 게임2'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현주로 활약 배우 박성훈/넷플릭스 제공 개인 SNS에 '오징어 게임 시즌2'를 패러디한 음란물 표지를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인 배우 박성훈이

총영사관, 잇따른 테러 사건에 안전수칙 발표
총영사관, 잇따른 테러 사건에 안전수칙 발표

다중이용시설에서 테러 발생 시 대응요령 총기소리 시작점에서 반대 방향으로 대피 주애틀랜타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지난 3일 다중 밀집시설 방문 시 안전수칙과 테러 대응요령에 대해 발표

공무원·교사 수백만명 소셜연금 추가로 받는다
공무원·교사 수백만명 소셜연금 추가로 받는다

바이든 ‘공정법안’ 서명소셜시큐리티 세금 내고도혜택 제한한 규정 폐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일 초당적 법안인 ‘소셜 시큐리티 공정법’(SSFF)에 서명함에 따라 교사와 소방관

“신용평가에 의료 부채 기재 금지”
“신용평가에 의료 부채 기재 금지”

금융보호국 규정 발표최소 1,500만명 혜택신용점수 약 20점 개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신용평가사가 개인의 신용 상태를 평가할 때 갚지 못한 병원비 등 의료 부채를 고려하지 못하도

지미 카터 시신 연방의사당 일시 안치… 내일 국장
지미 카터 시신 연방의사당 일시 안치… 내일 국장

[로이터]향년 100세로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시신이 7일‘국가 장례식’(state funeral)이 치러지는 워싱턴 DC에 도착, 연방 의사당 중앙홀에 일시 안치돼 연방

'미국 전기차 배터리 벨트' 이미 형성…"트럼프가 못 버릴 것"
'미국 전기차 배터리 벨트' 이미 형성…"트럼프가 못 버릴 것"

SK온·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도 투자 블루오벌SK가 미국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K-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 역대 최대
‘K-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 역대 최대

‘한류 열풍’ 에 수요 급등라면·과자·김치 등 인기미국 최대 수출국 올라음 료·가공식품 등 다양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농식품 수출이 100억달러를 돌파

모기지 금리 다시 상승 30년 6.91%, 1년래 최고

전국 평균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 급상승하며 202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국책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주 30년 고정 모기지

연말 주택 시장… 2년 만에 ‘빙하기’ 겪었다
연말 주택 시장… 2년 만에 ‘빙하기’ 겪었다

매물 70일 이상 시장에모기지 금리 6.85%까지↑연말 할러데이 시즌 겹쳐새해 거래 활성화 기대 7%대 진입을 목전에 둔 모기지 금리와 연말 할러데이 시즌이 겹치면서 지난해 12월

"모닝커피, 심장 보호 탁월…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1% 낮춰"
"모닝커피, 심장 보호 탁월…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 31% 낮춰"

미 연구팀 "모닝커피, 온종일 마시는 커피보다 건강 효과 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온종일 마시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CVD) 사망 위험이 31%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