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한 산모들도 포함
주로 하와이로 입국 후
남가주 지역으로 이동
연방 당국이 LA와 어바인 등 남가주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중국인 등 외국인 산모들의 원정출산에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연방 검찰과 이민세관단속국 등 연방 사법당국이 원정출산 알선업체 대표 등 중국인 3명을 지난 달 31일 비자 사기, 전신사기, 신분도용 등 혐의로 체포했다. 또, 원정 출산업계 관계자 등 19명이 비자 사기 등 같은 혐의로 이날 LA 연방 대배심에 기소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LA 연방 대배심에 기소된 원정출산 관련자들 중에는 원정출산 알선업체 대표들 뿐 아니라 원정출산 산모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LA 대배심 기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당국의 원정출산 알선업체 단속에서 적발됐던 어바인의 중국계 원정출산 업체 ‘유윈USA‘ 동유안 리, 랜초 쿠카몽가의 마이클 웨이유에 리우, 폰태나의 진 덩 등이 체포, 기소됐다. 또, 미 전국 최대 원정출산 산후조리원으로 알려진 LA의 ‘스타 베이비 캐어’ 웬 루이 덩 대표 가 기소됐으며, 남가주 지역 중국계 산후조리원에서 자녀를 출산한 뒤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산모들도 함께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ICE 산하 국토안보 전담 수사반(HSI)측은 알선업체들은 중국 부유층 산모들에게 1인당 4만~8만 달러씩을 받았으며, 일부 산모들에게 명품 쇼핑관광이 포함된 10만달러 원정출산 패키지를 판매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적발된 원정출산 산모들 중에는 중국 정부 관리들의 배우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법 원정출산 수사를 주도한 HSI는 원정출산 산모들이 알선업체들의 안내에 따라 주로 하와이 호눌룰루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으며, 하와이에서 입국심사를 마친 후 LA 등 남가주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주로 이용해온 사실도 밝혀냈다.
원정출산 업체들은 입국심사에서 원정출산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산모들을 관광차 하와이를 방문한 관광객 행세를 할 것과 주로 와이키키 해변의 5성급 호텔인 ‘트럼프 인터내셔설 와이키키 호텔’에 묵는다고 입국심사관에게 진술하도록 교육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HSI LA 지부 마크 지토 특별수사관은 “이번에 기소된 업체들 보다 훨씬 많은 원정출산 알선업체들이나 원정출산 산모를 대상으로 한 산후조리원들이 성업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며 “관광 목적으로 비자를 받은 산모들의 실제 목적은 원정출산을 통해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해 앞으로 대대적인 원정출산 수사로 확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민연구센터(CIS)의 지난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국에서 자녀들에게 미국 시민권을 쥐어주기 위한 외국인 산모들의 원정출산은 한 해 약 3만 6,000여건에 달하며, 원정 출산 산모 대다수가 중국 국적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한국인 산모들의 원정출산도 한 해 1,000여건이 훨신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상목 기자>
중국인들의 미국 원정출산을 대거 알선해 온 브로커가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사진=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