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밴에 최루탄 미 정부'역풍'
WP, 혼비백산 아이 사진 게재
민주당과 인권옹호론자들 분노
미국이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중미 출신 이민자들을 저지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관련기사 6면)한 것과 관련, 비인도주의적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WP는 26일 '맨발에 기저귀를 찬 이 아이들이 최루가스에 숨이 막히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와 함께 로이터 통신 사진기자가 촬영한 3장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사진들은 국경 요원들이 최루탄을 발사한 직후 이민자들이 혼비백산이 돼 현장에서 벗어나려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한 장의 사진은 엄마의 손을 잡은 온두라스 소녀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일그러진 얼굴로 울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맨발의 아이는 기저귀와 티셔츠만 입고 있었다. 다른 사진에는 일그러진 표정의 엄마가 연기가 자욱한 최루가스에 질식되지 않으려고 두 딸의 손을 잡은 채 황급히 어디론가 뛰어가는 모습이 실렸다. 마지막 사진은 어린이와 여성 등을 포함한 70∼80명의 중미 이민자가 바닥이 콘크리트로 된 개천에서 최루가스를 피해 여기저기로 도망치는 장면을 넓은 각도로 포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을 '범죄자'나 '갱단'으로 묘사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담은 이 사진들은 소셜미디어상에서 급속히 퍼지면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민주당 지도자들과 인권옹호자들은 특히 최루가스를 피해 엄마의 손에 끌려가는 두 소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최루가스 공격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이들을 언급하며 미 망명을 희망하는 캐러밴을 막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너무 지나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톰 페레스 민주당 국가위원회 위원장은 트위터에 "어린이에게 최루탄을 쏘는 것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자도 최루탄을 피해 흩어져 달려가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미국의 이상과 배치된다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최루 가스를 피해 달아나며 우는 온두라스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