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 지속땐 혈관벽 두꺼워져
혈액순환 안돼 망막세포 죽어
50대 이상은 안과 검진 필수
당뇨망막병증은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히며, 실명 원인 1위 질환이다.
우리 눈에서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중요한 곳이다. 많은 영양소와 산소가 필요하여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고혈당이 지속되면 망막 혈관벽이 두꺼워져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해 망막세포가 죽는데 이것이 당뇨망막병증이다. 70%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서 발병한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병한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의 67%는 50~60대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아 병원에 축적된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김안과병원은 지난 2009년 1월~2017년 12월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7만9,443명의 당뇨망막병증 환자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나이는 60대가 34%(2만7,071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33%(2만5,955명), 70대 이상 16%(1만2,572명) 순이었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의 당뇨망막병증 연령대별 환자와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당뇨병 연령대별 환자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당뇨망막병증은 환자가 30대(2,620명) 3%, 40대(1만479명) 13%를 각각 차지해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면서 4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40대에서 50대(2만5,955명)로 넘어가면서 2.5배가량 늘어났고, 환자는 50~60대에 집중됐다.
당뇨병 연령대별 환자도 30대(82만3,407명) 4%, 40대(282만5,016명) 13%로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면서 3.3배 정도 증가하고, 40대에서 50대(591만8,140명)로 넘어가면서 2.5배가 증가, 50~60대에 집중됐다.
이런 양상은 당뇨병이 성인병의 하나로 나이가 들수록 많이 발병하기 때문이며,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도 자연히 당뇨병 발병률 추이를 따라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철구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없고, 혈당조절을 잘해도 진행이 완전히 멈추지 않으므로 당뇨병 진단을 받는 즉시 안과검진을 받고 당뇨망막병증의 임상소견이 없어도 1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50~60대 발병률이 높은 만큼 50대 이상 당뇨병 환자는 정기 안과검진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당뇨망막병증이 50~6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이 연령대 당뇨병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