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그룹채팅 발언 폭로
미국 태어난 시민권자도
이방인 취급 편견 시달려
“아시안 학생이 ‘침입자’인가” 미국 대학들의 아시아계 입학 차별 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 학생들 사이에 아시안 학생을 향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 4학년 한인 서한주씨는 지난 3일 이 대학에서 발생한 심각한 아시안 인종차별 행위를 폭로했다. 서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이 학교 신입생 기숙사 1층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부 재학생들이 그룹 채팅에서 “왜 아시안이 우리의 스터디 룸에 침입했나(Why are Asians invading our study room)”는 글을 썼다. 이 그룹 채팅에서 한 학생이 아시안을 ‘침입자’로 표현한 글을 쓰자 다른 학생이 호응을 하는 등 학생들 사이에 아시안을 ‘이방인’이나 ‘침입자’로 여기는 차별적 정서가 대학가에 퍼져 있음을 보여줬다.
서씨는 “해당 채팅 글을 다른 친구가 보내 줘 알게 됐다”며 “이 글을 통해 아시안을 이방인이나 침입자로 여기는 차별 정서를 또 다시 확인하게 됐다. 미국에 태어난 시민권자이고 영어를 잘하더라도 아시안은 언제나 이방인 취급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좋은 일을 하는 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단순히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메릴랜드대의 줄리 박 교수는 “아시안을 침입자 취급하는 차별 정서는 워싱턴대 뿐만이 아니다. 2011년 UCLA의 한 학생이 아시안 학생을 조롱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많은 대학에서 유사한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시안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일지라도 당연히 외국인으로 여기는 편견이 심하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워싱턴대 당국도 우려를 표했다. 대학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건 외에도 여러 건의 차별 행위가 신고된 상태다. 워싱턴대는 성명을 통해 “아시안과 아시안 아메리칸을 침입자나 이방인으로 여기는 발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차별 행위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서 기자>